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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는 중동전쟁 이후 급등한 국제유가와 환율이 시차를 두고 전력 원가에 반영되면서 원가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3~4월 유가 상승분이 6~7월 이후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최근 일평균 계통한계가격(SMP)도 킬로와트시(kWh)당 150원대로 올라 전력 조달 비용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전의 재무 부담을 키울 또 다른 변수는 한전채 발행 한도다. 2022년 말 개정된 한국전력공사법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발전 연료비가 급등하면서 대규모 누적 적자를 떠안은 한전의 자금 조달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한전채 발행 한도를 한시적으로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5배(긴급하게 필요한 경우 산업부 장관 승인시 6배)까지 확대했다. 기존 2배였던 발행 한도를 높인 조치로, 해당 특례는 2027년 12월 31일 일몰될 예정이다.
현재 한전의 회사채 발행 잔액을 고려하면 특례 일몰 이후 발행 한도 축소로 자금 조달 여력이 크게 제약될 수 있다. 한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사채 잔액은 원화 장기사채 59조 3900억원, 원화 단기사채 4조 6500억원, 외화사채 7조 4953억원 등 총 71조 5353억원이다. 올해 들어서만 원화 장기사채를 8조 400억원 새로 발행했으며 평균 발행금리는 3.74%에 달했다.
현행 5배 한도를 적용하면 2025년 말 기준 자본금과 적립금 24조 3000억원 기준으로 회사채 발행 한도는 121조 3000억원이다. 반면 일몰 이후 원칙대로 2배로 돌아가면 동일한 기준에서 한도는 48조 6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현재 사채 잔액(71조 5000억원)과 비교하면 발행 여력이 턱없이 줄어드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만기가 돌아오는 한전채의 차환이다. 발행 한도가 축소된 상태에서 기존 채권 만기를 맞게 되면 신규 채권을 발행해 상환하는 것 자체가 법적으로 제약받을 수 있다. 한전이 향후 대규모 차입금을 충분히 줄이지 못할 경우 자금 조달 공백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특히 한전은 앞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필요한 전력망을 확충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계통 보강에도 막대한 투자를 앞두고 있다. 재무 여력이 약해지면 신규 전력망 투자와 기존 설비 보강에 필요한 자금 조달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2027년 말까지 차입금 잔액을 약 40조원 이상 상환하지 못하면 법적 디폴트(채무 불이행)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급격한 요금 인상이나 전력망 투자 급감이라는 극단적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한전이 전기요금을 원가와 재무 상황에 맞게 조정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한편, 자구 노력과 재무구조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무엇보다 한전법 개정안의 재발의와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한전법 부칙의 일몰 기한을 2030년 이후로 연장하거나 발행 한도를 한 번에 2배로 낮추기보다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동시에 전력 판매 마진이 다시 역마진 구조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비해 전기요금 현실화 등 근본적인 재무 개선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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