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마디에 금융시장 출렁…"변동성 커질 것"

정다슬 기자I 2025.01.21 12:57:41

"2월 1일까지 캐나다·멕시코 최대 25% 관세 부과"
캐나다달러·멕시코 페소 일제 하락
달러 대비 엔화 가치 30분만에 1엔 가까이 출렁
중국 언급 없어…"좋은 소식이지만, 믿을 순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일인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1월 6일 피고인들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날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20일(현지시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 마디에 금융시장이 울고 웃었다. 행정명령 당시만 하더라도 관세에 관련된 언급은 이날 없을 것이란 예상에 안심하던 시장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를 언급하면서 급격하게 방향을 바꾼 것이다. 반면 중국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한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2월 1일까지 멕시코와 캐나다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후, 달러 가치는 급격하게 상승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타깃이 된 캐나다 달러는 1.4% 하락했고 멕시코 페소는 0.9% 하락했다.

블룸버그 달러 인덱스는 아시아 장이 열릴 때쯤 하락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 후 최대 0.7% 상승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6개 주요 무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 3월 근월물은 행정명령 직전 107.86이었으나 이후 108.51까지 올라갔다.

엔화 역시 30분 만에 1엔을 왔다갔다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다르면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는 취임 첫날 행정명령에는 관세관련 내용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며 엔화가치가 상승했다. 한국시간 오전 9시 20분 기준은 엔화가치는 달러당 154.9엔으로 1개월만에 가장 비싼 수준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 의지를 다시 피력한 오전 9시 50분을 기점으로 상황이 급변, 엔화가치는 하락 달러가치는 상승했다. 10시 직전 엔·달러 환율은 156.24엔까지 올라갔다. 오후 12시 41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다시 하락해 현재 155.07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 주식시장도 큰 변동성을 보였다. 멕시코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자동차 주식을 중심으로 매도 움직임이 강해지며 닛케이 평균은 200엔 이상 하락했다. 엔 환율은 이후 다시 반등해 다시 154엔 후반대로 상승했다. 닛케이 평균주가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강보합을 유지하고 있다.

당분간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금융시장의 출렁거림이 지속될 모양새다. 삭소마켓의 수석 투자 전략인 차루 차나나는 “관세에 대해 안심한 것도 잠시, 최근 뉴스는 관세가 연기됐지만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와 멕시코가 초점이 되고 있으며, 중국과의 협상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이날 중국에 대한 관세 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대신 중국이 자신의 첫 임기동안 체결한 협정을 준수했는지 조사하라고 명령했다.

중국 대형주인 CSI300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8% 상승해 시작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하락반전 했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오후 12시 52분 기준 약 0.39% 상승한 3844.74에서 거래 중이다. 위안화는 달러 대비 약 0.3% 상승해 2주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워터위즈덤애셋 매니지먼트의 설립자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위안 위웨이는 “이전에 트럼프는 끔찍한 인물로 여겨졌다. 정책이 생각보다 덜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중국 자산에는 좋은 소식”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케니 웬 KGI 아시아 CIO는 “트럼프가 다른 와일드 카드를 낼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안도감이 오래가지 않을 수도 있다”며 “사람들은 그를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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