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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꺼 가짜에요"…트럼프 딸 이방카, 사기 '밈코인' 경고

양지윤 기자I 2025.01.24 09:47:15

"이방카 코인, 내 승인 없이 발행"
"소비자 속이고 힘들게 번 돈 가로챌 위험"
트럼프 취임 후 모방 밈 코인 쏟아져
가상자산 업계 "신뢰 저하 우려"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이름을 딴 가짜 밈 코인(유행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하는 가상자산)이 활개를 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의 이름을 딴 가상자산도 등장했다. 이방카는 사기성 밈 코인이라며 투자자들에게 구매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이방카 트럼프.(사진=로이터)
2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이날 이방카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내 동의나 승인 없이 ‘이방카 트럼프’ 또는 ‘$IVANKA’라는 가짜 코인이 홍보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분명히 말하자면, 이 코인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 가짜 코인은 소비자를 속이고 힘들게 번 돈을 가로챌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취임 직전 각각 ‘오피셜 트럼프’와 ‘멜라니아’ 코인을 발행한 뒤 새로운 밈 코인들이 쏟아지고 있다. 바이낸스 스퀘어에 따르면 20일 솔라나 네트워크에서 출시된 수 천개의 새 밈코인 중 61개가 트럼프와 멜라니아 관련 가짜 밈 코인으로 나타났다. 바이낸스의 집계에는 공식 코인을 모방한 가상자산만 포함, 풍자나 경고 내용을 포함하면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방카 이름을 딴 가짜 코인도 같은 맥락으로 발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업계에선 2022년 대형 거래소 FTX 파산 이후 공들여 구축해왔던 신뢰성이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밈 코인 발행으로 흔들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밈 코인은 내재적 효용 없이 패러디나 농담 등에 기반해 만들어지는 투기적 성격이 강한데, 트럼프 부부가 이를 발행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투기성이 강한 밈 코인 사업을 트럼프 일가가 직접 운영하면서 이행충돌 소지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밈 코인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코인 유통량의 80%는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이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는 ‘트럼프 그룹’(Trump Organization)의 계열사 파이트파이트파이트와 CIC 디지털이 보유하고 있다. 코인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이 상당 부분 트럼프 그룹에 귀속된다.

한국에서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현재로서는 트럼프 코인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밈 코인이라는 것 외에는 알려진 바가 없다”면서 “우리는 밈 코인에 대한 투자는 자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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