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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반도체 산업 특성상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세는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기사용에서 발생하는 간접배출과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직접배출 △생산공정에서 이용되는 화학물질 배출로 발생하는 공정 배출로 나뉜다. 이와 관련, 남상욱 산업연구원(KIET)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은 대규모 양산 설비를 가동하는 첨단 산업으로 전기 사용량이 막대하고 초미세 공정을 위한 화학물질 사용이 많아 공정 배출 또한 많이 발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간접배출의 경우 반도체 생산량 증가에 따라 늘어나고 있고 공정 배출은 2016년까지는 저감장치 도입과 대체가스 사용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생산량 증가에 다시 비례하고 있다”며 “간접배출 비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국내 반도체산업은 제품을 대량양산하는 설비구축 위주의 산업이라 전력효율화를 위한 방법이 많지 않고 공정배출보다 간접배출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초미세공정을 위해 극자외선(EUV) 장비 등을 구축하고 있다. 에너지 절감보다 기술 개발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다. 게다가 국가 차원의 투자 등에 힘입어 반도체 생산량을 늘려가는 추세다.
문제는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데 있다. 남 부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량은 대부분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생산을 충당하는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며 “기업의 감축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재생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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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탄소중립을 가장 큰 과제로 생각하며 관련 로드맵 검토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제조 공정 내 전력 사용량 절감으로 21만2881톤(t), 공정가스 감축으로 231만6530t 등을 줄였다”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는 2020년 저전력 선단 공정인 5나노 공정 도입으로 7나노 공정 대비 20% 상당 전력 소모를 줄였다”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미 외국 법인에서 RE100을 선언했고, 국내에서도 이미 탄소중립 관련 비용과 편익 분석은 다 했을 것”이라며 “RE100이 규제가 아닌 글로벌 기업 리더십 이니셔티브인 만큼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용어설명
RE100=2050년까지 태양광, 풍력 등 100%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사용하겠다는 기업들의 선언. 기업은 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거나 발전 사업자로부터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해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