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의 와지마 키요아키(Wajima Kiyoaki) 박사가 참여한 한국, 일본, 미국, 이탈리아 4개국 국제 공동연구팀은 활동성은하핵 ‘3C 84’의 강력한 제트 분출로 만들어진 빛나는 영역인 ‘전파엽(radio lobe)’의 탄생 순간을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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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C 84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블랙홀에서 분출된 제트 끝 지점의 열점이 돌연 2016년 7월부터 2017년 말까지 약 1년 동안 움직임을 멈췄다. 2018년부터 열점과 그 주변의 전파엽이 다시 움직임을 시작하다 열점은 사라지고 전파엽의 모양이 일그러지고, 밝기도 줄었다. 분석 결과, 이 현상은 초대질량블랙홀에서 분출된 제트가 주변의 고밀도 가스와 충돌하며 활동성은하핵의 전파엽 진행과 성장 과정에 영향을 줬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3C 84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블랙홀에서 불과 4광년의 거리에 있는 전파엽 움직임을 관측하기 위해 한일공동 우주전파관측망을 이용해 매달 관측했다. 미국 국립전파천문대의 VLBA 관측자료도 써서 관측 정밀도를 높인 영상을 확보했다.
3C 84는 지구에서 약 2억 3000만 광년 떨어진 페르세우스자리 은하단의 중심부에 있는 활동 은하다. 활동 은하 중심부인 활동성은하핵은 다양한 파장에서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대부분의 활동 은하 중심에는 태양의 수백만 배에서 수백억 배 질량에 이르는 초대질량블랙홀이 있다고 알려졌다. 초대질량블랙홀은 막대한 중력 에너지에 의해 주변 물질이 빨려 들어가고 중심에서는 빛의 속도에 가깝게 물질을 내뿜는 강력한 제트가 분출된다.
지난 2005년 3C 84 은하 중심부의 활동성은하핵에서 제트가 분출되는 것이 처음 발견됐다. 3C 84 은하를 관측하면 초대질량블랙홀의 제트로부터 초기 전파엽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블랙홀 제트와 주변 물질의 상호작용을 설명할 증거로 쓸 수 있다.
와지마 키요아키 천문연 박사는 “활동성은하핵의 제트를 막을 만큼 만큼 밀도가 높은 가스가 블랙홀에 가까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은 예상치 못했다”며 “이 천체의 기이한 성장 과정을 자세히 관측해 활동성은하핵과 제트의 신비로운 형성과정을 풀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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