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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랩스 대해부②]'의료기기 성배' 커프리스 혈압계…정확도로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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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권 기자I 2026.10.20 07: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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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6년10월15일 07시0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의료기기 업계에는 '성배'로 불리는 기술이 두 가지 있다. 피를 뽑지 않는 비침습 혈당계, 그리고 커프 없는 혈압계다.

스카이랩스는 후자를 노렸다. 핵심 제품은 반지형 혈압계 '카트 비피 프로(CART BP pro)'다. 관건은 늘 정확도였다. 이병환 대표는 "혈압계는 정확도가 나와야 쓰는 것"이라며 "결국 정확도에서 증명이 안되기 때문에 수많은 후발 주자들이 포기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스카이랩스 카트온 구동 모습 (사진=스카이랩스)
스카이랩스 카트온 구동 모습 (사진=스카이랩스)




기기 아닌 AI가 혈압을 읽는다



카트 비피 프로는 반지 속 광혈류측정(PPG) 센서로 맥파 신호를 모은다. 혈압값은 자체 AI 딥러닝 알고리즘이 산출한다. 알고리즘을 기기 안에 넣지 않은 구조다. 이 대표는 "기기 안에 알고리즘을 넣는 방식이 아니다"라며 "기기를 갖고 있다고 해서 모방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기존 24시간 활동혈압측정기(ABPM)는 팔에 커프를 차고 수시로 압력을 가한다. 잠을 방해하고 착용 부담이 크다. 반지형은 이 불편을 덜었다. 진료실에서 한 번 재서는 놓치기 쉬운 야간 고혈압이나 가면 고혈압을 찾는 데도 쓰인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환자는 병·의원에서 처방을 받아 24시간 반지를 낀다. 측정 데이터는 자동으로 전송된다. 의료진은 혈압 패턴 분석 리포트를 보고 진단한다.

2024년 6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문턱도 낮아졌다. 당시 대웅제약은 처방 1회 보험수가를 1만5000~1만8000원 선으로 안내했다. 이 가운데 환자 부담금은 5000~9000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지난 8월 기준 누적 24만건 이상의 24시간 활동혈압 측정에 쓰였다.

현장 반응은 숫자로 나타났다. 회사에 따르면 카트 비피 프로 출시 후 1년간 국내 24시간 활동혈압검사 처방 건수는 52.7% 늘었다. 이 중 카트 비피 프로 점유율은 52.4%다. 기존 시장을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 수요를 만든 셈이다. 최근 1년 처방 건수는 지난 7월 말 기준 19만건을 넘었다.

정확도 입증에는 긴 시간이 걸렸다. 이 대표는 "개발부터 임상까지 6년 이상 걸렸다"며 "기술이 있어도 임상으로 입증하는 데만 최소 3~4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임상 근거는 차곡차곡 쌓였다. 스카이랩스는 침습적 동맥압 측정값을 기준으로 알고리즘 정확도를 검증했다. 국제 표준 규격에 따른 청진 혈압 측정법과도 비교했다. 서울대병원 고혈압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기존 ABPM과 동시에 비교한 연구는 대한심장학회지 편집자 추천 논문에 뽑혔다. 낮과 밤의 혈압 변화를 ABPM과 비슷하게 추적해 ESH 기준을 충족했다는 내용이다.

또한 카트 비피 프로는 유럽고혈압학회(ESH)가 제시한 커프리스 혈압계 검증 권고 6개 항목 중 핵심 4개를 통과했다. 지난 4월 대한심장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내용이다. 남은 항목 중 혈압약 복용 전후 평가는 대한고혈압학회 주도로 진행 중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최근 유럽 학회 세션에서 좌장을 맡은 조지 스테르기우 그리스 교수는 스카이랩스를 두고 "ESH 검증 기준을 따라 근거를 내는 거의 유일한 회사"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정확도가 나오지 않았다"며 "주장은 많았지만 입증한 회사는 아직 없다"고 강조했다.

학계도 반응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2026 고혈압 진료지침'에 커프리스 혈압계를 처음 반영했다. 진료실 밖 혈압 측정 때 활용을 고려할 수 있다는 권고등급 IIb, 근거수준 B다.

반면 신중론도 있다. 학회는 커프리스 혈압계 역시 임상적 정확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제적으로 통일된 검증 기준이 아직 없다는 점도 짚었다. 일부 의료기관은 환자별 측정 편차를 이유로 도입을 미루고 있다.

이 대표는 "더 높은 등급이 되려면 환자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보는 아웃컴 연구가 필요하다"며 "짧아도 5년, 보통 10년 이상 걸리고 학회 주도 독립 연구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산소포화도·5대 바이탈로…'데이터 생산' 확장



다음 단계는 측정 항목 확대다. 이 대표에 따르면 반지형 산소포화도 측정기 '카트 오투(CART O2)'는 올해 상반기 허가를 받았다. 그는 "늦어도 11월 중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시기 개발해 허가까지 받았던 기술이 바탕이다.

기존 산소포화도 측정기는 손가락 끝을 집거나 끼우는 방식이다. 집는 형태는 오래 차면 아프다. 골무처럼 끼우는 형태는 쉽게 빠져 측정이 끊긴다. 이 대표는 "기존 제품들은 늘 불편함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반지형은 식사나 세수할 때도 낀 채로 측정할 수 있다. 카트 오투 역시 보험수가가 적용되는 병원용 제품이다.

손목형 '카트 바이탈(CART VITAL)'도 준비 중이다. 5대 바이탈을 한 번에 재는 입원 병상용 제품이다. 카트 오투의 기능도 담았다. 이 대표는 "병원에서 요청이 있어 기존에 갖고 있던 기능을 하나의 제품으로 통합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디스플레이·무선랜을 갖춰 반지보다 크다. 이 대표는 "연내 허가 완료가 목표"라며 "실제 시장 진입은 2028년쯤"이라고 말했다. 수가 역시 기존 항목을 적용받는 만큼 큰 걸림돌은 없을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병상 모니터링 시장에는 대웅제약 '씽크', 뷰노 '딥카스' 같은 제품이 이미 있다. 스카이랩스는 이들과 역할이 다르다고 선을 긋는다.

이 대표는 "원내 모니터링 플랫폼은 대시보드, EMR 연동, 데이터를 모으는 의료기기로 구성된다"며 "우리는 그중 데이터를 만드는 의료기기를 맡는다"고 설명했다. 딥러닝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병원이 쓸 수 있는 형태로 공급한다는 의미다. 기존 기기가 측정값을 그대로 넘기는 것과 다른 점이다. 커프 없이 병원에서 쓸 수 있는 혈압계는 전 세계에서 자사 제품뿐이라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 심전도는 직접 하지 않고 외부 제품과 연동한다.

스마트링 열풍은 기회로 본다. 오우라, 갤럭시링 같은 웰니스 기기가 반지형 폼팩터를 대중화하고 있어서다. 이 대표는 "애플워치에 심전도 기능이 들어간 뒤 오히려 부정맥 진단·치료 시장이 커졌다"며 "웰니스 제품이 인식의 저변을 넓혀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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