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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빈소를 찾은 김민석 대표는 방명록에 ‘민주화의 큰 어른이셨습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김 대표는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최 전 장관은 민주화에 큰 헌신을 하고 부마항쟁과 5·18 정신을 살리려고 애를 쓰신 분”이라며 “민주화의 뿌리를 기릴 수 있도록 여야를 넘어 다 함께 성찰해야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장동혁 대표와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은 데 대해서도 “최 전 장관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향했던 정치의 뿌리에는 부마항쟁과 5·18 정신을 이으려는 뜻이 있었다”며 “여야가 같은 뿌리를 확인하는 과정이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후 3시께 정점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빈소를 찾은 장동혁 대표는 고인과의 인연을 떠올렸다. 그는 “교육부에 처음 발령받았을 당시 최 전 장관이 내무부 장관이었는데, 다른 장관들과 달리 일반 직원들과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며 소통하셨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이어 “대한민국 정치 민주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신 분”이라며 “고인의 뜻을 받들어 국민을 웃게 하는 더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빈소를 찾아 “저희 세대에는 롤모델이셨다”며 “암흑 같던 시절 김영삼 민주당 총재를 모시면서 뚝심과 인내로 민주화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셨다”고 추모했다.
여야 정치 원로들은 고인과 함께했던 민주화 운동 시절을 회고하면서 오늘날 정치권의 극심한 대립을 비판했다.
전날부터 빈소를 지킨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군부독재 시절 민주화를 위해 투쟁할 때는 칠흑같이 깜깜한 상황이었다”며 “고인은 누구보다 강한 리더십으로 민주화 진영을 지탱하는 데 큰 역할을 하셨다”고 평가했다.
그는 빈소에서 만난 김민석 대표에게 “과거에는 동교동과 상도동이 한 가족이었는데 지금은 진영이 갈라져 훈훈한 정이 사라지고 정치가 너무 각박해졌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김부겸 전 총리 역시 여야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데 대해 “어찌 보면 그게 정치의 본령인데, 지금은 그 모습이 어색해 보인다는 것 자체가 우리 정치가 제자리에 서 있지 않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수적 가치와 진보적 가치를 지닐 수는 있지만 대한민국 공동체의 앞날에 대한 책임 없이 상대방을 비난하기만 한다면 정상적인 정치가 아니다”라며 “어른들의 정치가 부럽더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기자 시절 취재원으로 만났던 최 전 장관을 “희망이 보이지 않던 어두운 시대에 신념 하나로 꿋꿋하게 살아온 분”이라고 기억했다.
그는 과거 최 전 장관이 내무부 장관 시절 기자들을 집으로 초대해 새해 떡국 500그릇을 대접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당시 정치권의 인간적인 교류를 회상했다.
이 전 총리는 “지금 여야는 원수 중의 원수”라며 “과거 상도동과 동교동은 경쟁하면서도 협조했고, 낮에는 경쟁하다 저녁에는 함께 술도 마셨다. 지금처럼 다시는 안 볼 사람들처럼 대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 어른들이 지금 정치를 보면 무지하게 한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인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각별한 인연을 보여주는 회고도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최 장관은 아버님과 오랜 시간 민주화 투쟁을 함께하며 생사고락을 같이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신군부 집권 당시 김 전 대통령이 가택연금됐을 때 최 전 장관이 군인들의 통제를 뚫고 상도동 자택을 찾아왔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두 사람이 민주화의 좌절을 안타까워하며 눈물을 흘리자 김 전 대통령이 “온산(溫山·최 전 장관의 아호)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은 “김영삼 대통령을 보좌한 인사들을 흔히 ‘좌(左) 김동영, 우(右) 최형우’라고 표현했다”며 고인이 김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민주화 운동의 핵심 인사였다고 평가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민주화 운동으로 감옥에 있을 때 명절이면 사과 한 상자라도 들고 부모님을 찾아와 위로해주셨다”며 고인의 따뜻한 인간적 면모를 떠올렸다.
이날 빈소에는 한광옥 전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과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 허태열 전 대통령비서실장, 문정수 전 부산시장 등 정치 원로들이 조문했다. 국민의힘 주호영·김기현·나경원·김희정 의원과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도 빈소를 찾았다.
이 전 대표는 고인이 과거 “당선되려면 구두 벗고 운동화 신고 100리를 뛰라”고 조언했다며 “실제로 현장에서 뛰는 정치를 했더니 동탄에서 이겼다. 요즘 들어 그 말씀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정치권 외에도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법륜스님 등 재계·종교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김영삼민주센터에 따르면 전날 조문객은 약 680명으로 수행원까지 포함하면 1000명 이상이 빈소를 찾았다.
최 전 장관은 지난 24일 오전 3시 30분께 중앙보훈병원에서 별세했다. 고인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으며 6선 국회의원과 정무제1장관, 내무부 장관, 민주자유당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장례는 대한민국헌정회장과 4·19혁명동지회장으로 사흘간 엄수된다.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과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고 김민석·장동혁 여야 대표도 공동장례위원장으로 참여한다.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7시이며, 고인은 국립4·19민주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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