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에 화매리 이장은 마을 내 46가구 주민 개별 휴대전화에 안내용 음성메시지를 남기는 ‘스마트 방송’으로 “빨리 집에서 나와 석보초등학교로 대피하라”며 “동네 전 지역에 불이 붙어서 금방 집에 불이 붙는다”고 안내했다.
같은 시각 삼의리 이장은 화매리에 사는 처남댁을 대피시키기 위해 화매리로 차를 몰았다. 그런데 삼의리 이장 내외는 처남댁을 구해 차에 태우고, 산불 대피장소인 석보초등학교와는 정반대 방향인 삼의리로 다시 향했다. 이들은 이미 화마가 덮친 화매리와 삼의리를 잇는 917번 도로를 달렸다.
이후 삼의리 이장 내외와 처남댁은 그날 밤 8시쯤 도로 옆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이 탄 차량은 멀리 않은 곳에 전소된 채 발견됐다.
한편,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5일째 이어지며 인근 도시로 확산된 가운데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16명으로 늘었다. 이날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사망자는 안동 2명, 청송 3명, 영양 5명, 영덕 6명으로 모두 16명으로 집계됐다. 영양군 사망자 5명 중 3명이 삼의리 이장 가족이다.
산림당국은 산불 진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좀처럼 불길은 잡히지 않고 있다. 의성 산불 진화율은 전날 오후 8시 기준 68%로 산불영향구역은 1만5185㏊다. 산림당국은 밤새 돌풍이 불어 일시적으로 진화인력이 철수하면서 진화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날 오전 6시 30분께부터 헬기와 인력, 장비 등을 대거 투입해 진화작업을 다시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