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현지시간) 폴리티코, NBC뉴스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DOGE의 공동 수장인 비벡 라마스와미 전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와 함께 국회의사당을 방문, 공화당 의원들과 정부 지출 삭감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DOGE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의회를 방문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은 2017년 시행한 세금 감면 연장 및 추가 세금 감면, 군사 지출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연방 정부의 부채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다른 부문에서 지출을 줄여야 한다. 머스크와 라마스와미에게는 이를 위해 연방 예산 및 관료 체제를 개편하기 위한 권고안 제시 임무가 맡겨졌다.
머스크의 직책은 공식적으로는 자문역일 뿐이지만, 그가 올해 미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 의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1억 5200만달러(약 2153억 8400만원) 이상을 지출한 만큼 실질적인 영향력은 상당하다고 NBC는 설명했다.
머스크는 이날 회동에서 공화당원들이 낭비라고 생각하는 지출을 삭감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인력 감축, 청정에너지 예산 삭감 등을 포함해 연방 기관 및 프로그램 규모를 축소하고, 정부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상원 다수당 대표인 존 튠 의원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자동차 세액 공제(7500달러·약 1062만원)를 폐지하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모든 공제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민의 돈을 잘 써야 한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이 그를 DOGE 수장으로 임명하기 전인 지난 7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보조금을 없애라. 이는 테슬라에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머스크는 전기차 세액 공제뿐 아니라 “모든 산업에서 보조금을 없애야 한다”고도 했다.
공화당 하원의장인 마이크 존슨 의원은 이날 연방 경비원과 유지·관리 인력을 제외하면 공무원의 약 1%만이 실제로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인용, 연방 공무원들을 사무실로 복귀시키겠다는 머스크의 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는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연방 정부 직원들은 주 5일 근무토록 강제해야 한다”며 “직원들이 출근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납세자들은 그들에게 돈을 지불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라마스와미는 연방 정부 인력의 75%를 해고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니 에른스트 공화당 상원의원도 이날 “관료들이 (근무 시간에) 거품 욕조에 있거나, 골프장에 있거나, 자신의 사업을 운영하거나, 심지어 납세자의 시간을 쪼개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적발되기도 한다”며 머스크를 지지했다. 그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연방 직원의 6%만이 사무실에서 정기 근무하고 있으며, 워싱턴DC 주요 기관 본부들도 평균 점유율이 12%에 그쳤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머스크가 나쁜 사람 목록과 좋은 사람 목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력 감축이 현실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외에도 공화당 의원들은 내년 초 예산 조정을 통해 에너지 및 기후 투자를 대거 철회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
폭스뉴스는 “대다수 의원들이 머스크의 제안에 ‘매우 감명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테드 버드 공화당 상원의원은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는 현 시점에 정부 비용을 절감하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추켜세웠다.
로저 마셜 공화당 상원의원도 회의를 마친 뒤 “좋은 대화였다”며 “DOGE가 균형 잡힌 예산을 달성하기 위한 수백가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고 칭찬했다. 존슨 의원은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내년에 의원들이 (실제로) 무엇을 할 것인지 기초를 마련하고 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한편 라마스와미는 머스크와 별개로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이 IRA와 반도체법에 근거해 임기 막바지에 각종 보조금 및 대출을 승인해주고 있다며 “잠재적 신탁 위반(fiduciary breach)”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지난달 말 미 에너지부가 전기차 제조업체 리비안에 66억달러(약 9조 3423억원) 대출을 승인해준 것을 예시하며 “(대출금이) 상환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이와 관련, NBC는 리비안은 머스크의 테슬라와 경쟁 관계여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짚었다. 또 스페이스X는 미 국방부 및 항공우주국(NASA)과 계약을 맺고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