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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제거 지원받고 자신감 회복, 늦깎이 간호학도 꿈 이뤄

이순용 기자I 2025.01.24 09:55:46

서울성모병원 사회사업팀 취약청년 지원사업 [이어줄 꿈] 프로젝트, 사각지대 지원항목 치과, 문신제거, 흉터치료, 건강검진 제공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저는 오랫동안 흉터로 인해 마음의 부담을 안고 살아왔습니다. 그 흉터는 단순한 외적인 상처를 넘어서 제 자신감과 자존감을 흔들었고, 무엇보다 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키워왔습니다. 그러던 중 서울성모병원의 흉터치료 지원사업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저는 조금씩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치료를 받으며 느낀 것은 단순히 흉터가 치유되는 것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의료진분들께서 보여주신 세심한 관심과 배려 덕분에 제 마음도 함께 치유될 수 있었습니다. 그 변화가 제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치료가 진행될수록 제 자신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 자라났고, 흉터는 단순히 과거의 흔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윤 모씨)

“이번 치료비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흉터를 치료할 수 있다는 사회사업팀 담당자님과의 통화 후 너무 행복해 한참을 울었습니다. 모든 순간 저를 더 아프게 했던, 어쩌면 꿈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서 해방됐다는 안도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었습니다. 이번 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이 정말 빛 한 점 보이지 않는 혼암한 바다 한 가운데서 길을 잃은 저에게 가야할 곳을 알려주는 등대를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저도 이 등대를 지표삼아 다른 사회적 약자들의 어두운 밤에 바닷길을 밝혀주는 또 다른 등대가 되어줄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제 오래된 슬픈 상처를 지우는 데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박 모씨). 서울성모병원 사회사업팀 지원사업 ‘이어줄 꿈’ 참여자들의 편지 중 …

서울성모병원의 흉터 치료 지원사업에 선정돼 치료를 받았던 자립청년이, 치료 후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아 늦깎이 간호학도의 꿈을 이루었다.

부산의 한 양육시설에서 자란 윤 씨(남, 24세)는 보호 종료 후 대학교 유아교육과에 진학했지만, 등록금 부담으로 중퇴해야 했다. 생계유지를 위해 식당에서 일을 하면서도 봉사 활동을 병행하던 중, 해외 자선 의료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처음 가본 캄보디아에서 간단한 소독과 처치조차 받을 수 없어 건강을 잃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의료인이 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간호사가 되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였으나, 대학교 입학 면접이 큰 부담이 되었다. 어린 시절 계단에서 넘어져 생긴 눈썹 위 이마부분에 남아있는 흉터가 좋지 않은 인상으로 보일 것 같아 미리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흉터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자신감을 잃어 늘 앞머리로 감추며 지내왔고 놀리는 친구들도 많고 무섭다고 하는 사람까지 생기게 되었다. 윤 씨의 고민을 접한 자립전담 기관인 ‘꿈플러스’를 통해 흉터 치료 지원사업에 지원하게 되었고, 선정되어 치료받게 되었다. 치료 후 새로운 헤어스타일과 함께 자신감을 되찾아 면접을 보았고, 4년제 대학교의 간호학과에 합격하게 되었다.

설 명절에 어릴 적 키워주셨던 수녀님을 찾아뵙고 대학 입학의 기쁜 소식을 전할 예정이라는 윤 씨는 “오랫동안 흉터로 마음의 부담을 안고 살아왔고, 자신감과 자존감까지 흔들리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졌었는데, 흉터 치료를 받고 스스로 달라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며 “나이 많은 학생이지만 열심히 공부하여 앞으로 건강을 잃어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는 간호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이처럼 서울성모병원 사회사업팀은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 영성구현을 실천하고자 2021년부터 취약청년대상(시설보호아동, 자립준비청년, 학교 밖 청소년 등)을 위한 치과치료, 문신제거, 흉터치료, 건강검진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지원항목은 국가와 민간단체의 도움 받기 어려운 사각지대 항목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이 중 흉터 치료 지원사업은 자해나 사고로 인해 생긴 흉터로 마음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과 자립준비청년의 내면의 아픔을 돌보는 지원사업이다. 자해 흉터가 있는 청소년에게는 성형외과 치료 외에도 심리적 고통을 돕기 위해 정신건강의학과와 협진 치료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흉터 치료 지원사업을 통해 많은 청년을 만나고 치료하면서 보람을 느꼈다는 성형외과 최종윤 교수는 “신체적 흉터를 치료하면서 고통스러웠던 마음의 상처까지 돌보는 마음으로 진료를 했고, 청년들이 처음 진료실을 찾았을 때 보다 점차 미소와 자신감이 생기며 변화하는 모습이 보여서 치료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했다”며 “흉터치료가 단순히 외모적인 것뿐만 아니라, 삶의 태도와 미래를 향한 희망으로 이어진다고 느꼈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많은 청년들에게 희망과 새로운 시작을 선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병원은 ‘영성구현을 통한 지속가능한 의료 체계 구축’을 목표로 ‘ESG 위원회’를 2022년부터 발족하고 전사적으로 확산 운영하고 있다. 병원은 ESG 경영의 전략 방향을 ▲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 병원 ▲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안전한 병원 ▲ 윤리적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병원 등으로 정하고, 나눔 의료 및 교직원 봉사활동, 친환경 캠페인 등 ESG 경영과 연관된 각종 아이템을 발굴하면서 환자 안전을 우선으로 하면서 사회에 공헌하는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의료기관 ESG 경영 우수사례·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우수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사회사업팀 김연순 팀장(아브라함 수녀)은 “이 사업은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과거의 상처를 잊고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일”이라며 “지역사회 기관, 사회사업팀, 의료진 등 많은 사람들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청소년들에게 단순한 금전적 지원이 아닌 따뜻한 관심과 응원으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서울성모병원의 흉터 치료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치료를 받았던 자립 청년 윤 모씨. 치료 후 늘 눈 위까지 덮었던 앞머리를 옆으로 넘기는 등 자신감을 되찾아 대학교 면접에 참여했고 늦깎이 간호학도의 꿈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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