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일본도 이웃 살인` 30대 男에 ‘사형’ 구형

[이데일리 박동현 기자] 지난해 일면식 없던 아파트 이웃 주민을 보고 일본도로 무참히 살해한 30대 남성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서울 은평구 소재 아파트 단지에서 같은 아파트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살해한 30대 남성 백 모씨가 지난해 8월 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살인 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 권성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살인, 총포 도검 화약류 등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백모(37)씨에 사형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에 따르면 백씨는 지난해 7월 29일 오후 11시 27분께 서울 은평구 아파트 단지 앞 정문에서 처음 본 이웃주민이던 40대 남성 A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의 생명권이 영구히 박탈됐다”며 “범행이 잔혹하며, 피고인의 행위는 계획적이고 무차별적인 살인행위에 해당한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피해자 측은 최후 진술을 통해 “하루아침에 가장을 잃어버린 피해자의 유족은 비통함과 비참한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생지옥에서 살고 있다”면서 “피해자의 원통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법정최고형으로 엄하게 처벌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백씨는 범행 당시 마약을 하거나 음주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백씨는 범행 이유를 묻는 경찰 조사에서 “국가 권력이 나를 사찰한다”거나 “A씨가 자신을 미행하는 스파이라고 생각했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살해 혐의 외에도 백씨는 도검을 정당한 용도 이외로 사용한 혐의, 범행 전날인 7월 28일 서울 은평구의 한 카페에서 손님이 자신을 쳐다본다는 이유로 큰 소리로 욕설해 피해자를 모욕한 혐의 등을 함께 받고 있다.

앞선 공판에서 백씨는 “(국가 사찰 등의) 기본권 말살이 없었다면 이번 행위는 없었을 것”이라며 자신의 모든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당시 백씨 측 변호사는 “(일본도 살해 행위는) 정당방위에 해당하며 일본도도 정당한 사유로 사용했다”며 “모욕 사실에 관해서도 욕설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씨의 선고 기일은 다음 달인 2월 13일로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