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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도 대졸도 월 256만원”…AI 시대, 학력 의미없다는 日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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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11.02 09: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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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미, 고졸·대졸 구분 없이 수시 채용 전환
"신입 일 AI가 대신…요구 역량 달라져"
대졸이 고졸보다 26% 더 받던 관행 깨뜨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에서 고졸과 대졸 신입사원의 초봉을 똑같이 맞춘 기업이 나왔다. 인공지능(AI)이 신입사원의 일을 대신하게 되면서 학력보다 스스로 문제를 찾아내고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을 보겠다는 취지다.

일본 도쿄의 한 채용 박람회에서 대학생들이 기업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AFP)
일본 도쿄의 한 채용 박람회에서 대학생들이 기업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AFP)
2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공장자동화(FA) 부품 업체 미스미그룹은 이달부터 고졸·대졸·사회초년생 등 젊은 인재를 같은 틀로 수시 채용하는 제도를 시작했다. 초봉은 학력과 관계없이 월 30만3000엔(약 256만9000원)으로 통일했다.

일본 기업은 대졸 초봉을 고졸보다 높게 정하는 게 일반적이어서 미스미의 시도는 이례적이다. 닛케이는 대졸이 취업에 유리한 ‘학력 프리미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미스미는 대학·고등전문학교(5년제 기술 전문학교) 졸업 예정자를 매년 정해진 시기에 한꺼번에 뽑는 일본식 정기 공채를 없앴다. 대신 고교생부터 대학생, 사회 경력 3년차 정도까지 지원할 수 있는 ‘청년 잠재력 채용’ 트랙을 새로 만들었다. 이 밖에 전문성을 갖춘 경력직 채용과 임원급 채용 트랙을 둬 채용을 3개 트랙으로 개편했다.

청년 잠재력 채용은 연중 수시로 지원을 받는다. 합격자는 내년 4월 이후 1년에 4번 있는 입사 시기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초봉뿐 아니라 수당과 복리후생도 학력과 관계없이 똑같이 적용된다.

미스미의 가토 쓰카사 최고인사책임자(CHRO)는 “젊은 사원이 맡던 자료 작성이나 정보 수집의 대부분을 AI가 할 수 있게 되면서 신입에게 바라는 일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미스미는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 등을 가늠하기 위해 선발 과정에서 지원자의 과거 경험, 다른 사람에게서 배운 점, 주변 사람들과 어떻게 협력을 이끌어냈는지 등을 묻는다.

토요타자동차에서 30년 가까이 인사 업무를 맡았던 가토 CHRO는 “토요타에선 고졸·고등전문학교 출신 가운데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고 느낀 상사나 동료가 많았다”며 “새로운 일에 계속 도전하는 자세나 문제를 찾아내는 능력은 학력과 관계없다”고 강조했다.

미스미는 평가 제도도 바꿨다. 그동안은 입사 후 2년 동안 성과와 관계없이 대우가 같았지만, 올해 봄 입사자부터는 1년차 평가에 따라 급여에 차등을 둔다.

일본에선 여전히 대졸 우대가 뚜렷하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임금은 26만2300엔(약 222만4000원)으로, 고졸(20만7300엔·약 175만8000원)보다 26% 높았다. 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는 고졸과 대졸의 평생 임금 격차를 남성 4720만엔(약 4억19만원), 여성 5200만엔(약 4억4090만원)으로 추산했다.

이 때문에 대학 진학자는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 대학 진학률은 58.6%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취업정보업체 커리타스 조사에선 올봄 졸업한 대학생의 58.5%가 취업을 의식해 대학을 골랐다고 답했다.

베네세i-커리어가 운영하는 신입 취업 서비스 ‘도다 캠퍼스’의 가와시마 유미코 편집장은 “학력은 기초 학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여 왔지만, 지금은 대학 밖에서도 지식과 기술을 익힐 기회가 넓어졌다”며 “AI 보급으로 학력만으로는 다 잴 수 없는 능력과 잠재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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