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LG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베어로보틱스의 30% 지분을 추가 인수하는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의결했다.
LG전자는 앞서 지난해 3월 6000만 달러를 투자해 베어로보틱스의 지분 21%를 확보했다. 여기에 더해 최대 30%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도 맺었다. 이번 콜옵션 행사 의결에 따라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의 지분 51%를 보유, 경영권을 확보해 베어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게 됐다. 이번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해 현금과 사업양도를 합쳐 약 1억 8000만 달러(약 2585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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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이번 경영권 인수를 통해 ‘클로이 로봇’ 중심의 상업용 로봇 사업 일체를 베어로보틱스와 통합한다. 하정우 베어로보틱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은 유임해 기존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LG전자에서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해 상업용 로봇 사업 시너지 창출을 낸다는 복안이다.
◇ 가정용·산업용 로봇에 AI 내재화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를 통해 그동안 축적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가정용·산업용 로봇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가정용 로봇 분야는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S사업본부가 총괄한다. 가정용 로봇이 공감지능(AI)을 통해 가족 구성원의 상태를 정교하게 인식하고, 이에 맞춰 가전제품과 서비스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기로 했다.
연내 출시 예정인 이동형 AI홈 허브(프로젝트명: Q9)가 대표적이다. Q9은 두 다리에 달린 바퀴와 자율 주행 기술, 음성·음향·이미지 인식 등을 접목한 멀티모달(Multi Modal) 센싱을 통해 집안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로봇이다. Q9이 사용자와 소통하고 집안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유기적으로 연결·제어하는 식이다. 고객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음성인식·음성합성 기술도 탑재했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로봇은 명확한 미래(Certain Future)”라며 “현재 집중하고 있는 F&B·물류 배송로봇을 넘어 이동형 AI홈 허브 등 가정용 로봇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삼수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은 “이번 추가 투자는 로봇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확고한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 베어로보틱스와 LG전자, 로봇사업 시너지
베어로보틱스 경영권 확보는 상업용 로봇을 비롯한 LG전자 로봇 사업 전반에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베어로보틱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상업용·산업용·가정용 로봇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플랫폼을 구축해 각기 다른 로봇 제품을 사용하는 다양한 고객들에게 상향 평준화된 솔루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통합 플랫폼은 다양한 로봇에 공통 적용해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기업간 거래(B2B) 사업을 통해 구축한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는 제품 판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상업용 로봇을 호텔TV, 사이니지, IT기기 등 B2B 솔루션과 결합해 기업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한꺼번에 공급하는 ‘턴키 수주’ 방식도 가능하다.
이번 투자가 주목 받는 것은 그동안 구광모 회장이 보였던 로봇 사업 의지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미래 먹거리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의 일환으로 로봇 사업에 대해 수차례 언급하며 투자 의지를 보였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일상 속 AI와 로봇’을 강조하며 LG가 꿈꾸는 미래 모습을 구체화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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