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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내 창구에서는 갑작스럽게 취소된 표에 항의하는 승객들로 한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날 용산역에서 익산으로 향하려던 조남호(61)씨는 “표를 미리 일주일 전에 끊어놨는데 오늘 와보니까 취소됐더라”며 “중단된 열차는 모두 무료로 취소나 교환해준다고 하는데 이건 취소가 아니라 변상해야 할 문제가 아니냐”고 말했다. 조씨는 대화를 마친 후 변상에 대해 직원과 잠시 승강이를 벌였다.
반면 노조 측의 파업을 이해한다는 시민들의 의견도 있었다. 용산역에서 만난 이환호(65)씨는 “9시 27분에 여의도에서 열차를 타려고 했는데 파업으로 취소됐다 해서 용산역으로 달려왔다”며 “노조파업으로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노조도 사정이 있을 거고 서로가 완만히 잘 해결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번 파업은 지난 4일 철도노조와 코레일 간의 교섭이 결렬된 직후 노조 측이 지난 5일 첫차 운행부터 돌입하며 시작됐다. 철도노조는 교섭 당시 △4조 2교대 전환 △기본급 2.5% 정액 인상 △231억원 체불임금 해결 △개통노선에 필요한 인력 등 부족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협상에 나섰다. 사측은 기본급 2.5% 인상과 기본급 100% 성과급 지급에 완강한 입장을 보이며 양측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철도노조 파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승객들의 불편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파업으로 인해 어제 하루에만 200여 편의 열차 운행이 취소되는 등 코레일은 감축 운행에 돌입했으며 KTX 운행률은 평소 대비 73%, 화물열차는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레일 측은 대체인력 투입으로 출근 시간 운행률을 평소의 90%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파업 장기화에 따라 운행률이 점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파업이 시작된 지난 5일에는 곳곳에서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5일 오후 7시 18분께 회기역에서 중랑역으로 향하던 지하철 한 대가 정전 사고로 약 20분간 운행이 중지돼 열차 탑승객들은 약 30분 동안 객실 안에 갇히게 됐다. 같은 날 오후 서울 독산역에서는 인근 선로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 1명이 열차에 치여 숨지는 일도 발생했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전날 오후 4시부터 약 10시간의 협상을 거친 끝에 사측과 합의에 도달했다. 노사는 △630여 명의 신규 채용 △정년퇴직 인원 충원 △결원 인력에 상응하는 추가 채용 △2.5% 임금 인상 등의 내용으로 합의문을 작성했다. 협상이 타결되며 이날 첫차 운행부터 예고된 서울교통공사노조의 파업도 함께 철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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