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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최고치 찍고 숨고르기…호르무즈 불안에 반도체株↓[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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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5.08 05:56:07

美·이란 휴전 협상 교착 조짐에 ''지켜보자''
반도체주 급락…SOX지수 2.7% 하락
엔비디아·MS는 강세 지속…AI 기대 여전
유가 급등락·연준 매파 기조에 시장 경계감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하락 반전하며 숨고르기 장세를 나타냈다. 미국과 이란 간 휴전 및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다 최근 급등했던 반도체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증시가 압박을 받았다. 다만 인공지능(AI) 관련 대형 기술주 강세와 견조한 기업 실적은 시장 하단을 지지하며 투자심리를 떠받쳤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AFP)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0.38% 하락한 7337.09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장중 최고치를 새로 쓰는 등 강세를 보였으나 0.13% 떨어진 2만5806.20에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63% 하락한 4만9596.96을 기록했다.

중동 리스크 재부각…사상 최고치 찍고 하락 반전

최근 뉴욕증시는 AI 투자 확대 기대감과 예상보다 견조한 기업 실적, 경기 연착륙 기대 속에 가파른 반등세를 이어왔다. 특히 반도체 업종이 랠리를 주도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이번 분기에만 47% 급등했다.

하지만 이날은 분위기가 달랐다. 미국과 이란이 일시적인 휴전 합의에 근접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며 투자심리가 흔들렸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장중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한때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하락했으나 이후 낙폭을 줄이며 전장대비 0.3% 하락한 94.8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역시 급등락을 반복하다 전장 대비 1.2% 오른 100.06에 마감했다. 유가 변동성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장 마감 이후에는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 인근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 긴장이 다시 높아졌다. 이란 국영방송은 미국이 이란 유조선을 공격했고 이에 이란이 미사일로 반격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주 초 중단했던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항 재개 방안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이라고 명명한 계획은 좌초된 선박들의 이동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과정에서 이란과 충돌이 발생했고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한 미사일 공격도 이어졌다고 WSJ는 전했다.

현재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제안에 대한 이란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란은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란 고위 관계자는 국영 프레스TV를 통해 “비현실적인 계획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협상 결과가 가시화되기 전까지 유가와 증시 변동성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씨티그룹의 맥스 레이턴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합의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뉴스 하나하나에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매우 거친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도체 차익실현에도 AI 대형주는 견조한 상승세

이날 증시 하락은 최근 급등했던 반도체주 조정이 주도했다. 인텔과 AMD는 각각 약 3% 하락하며 이번 주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홀딩스의 미국 상장 주식(ADR_도 차세대 AI칩 공급망 우려가 부각되며 10.1% 급락했다. 이에 따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2.7% 하락했다.

반면 AI 대장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여전히 견조했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1.8%, 1.7% 상승하며 시장의 AI 낙관론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줬다. 최근 월가에서는 AI 수요 확대와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가 장기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업종별로는 S&P500 11개 업종 가운데 9개 업종이 하락했다. 원자재 업종이 1.83%, 에너지 업종이 1.78% 떨어지며 낙폭이 컸다. 반면 일부 AI·사이버보안 관련 종목에는 매수세가 몰렸다.

클라우드 모니터링 업체 데이터도그는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31% 급등했다. 이에 힘입어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8%, 팔로알토네트웍스는 7% 상승하는 등 사이버보안주 전반이 강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사이버보안 업체 포티넷 역시 실적 호조 기대 속에 급등세를 이어갔다.

반면 가전업체 월풀은 1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고 배당 지급 중단 방침까지 발표하면서 주가가 12%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면서 경기 침체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고 보고 있다. 이날 발표된 실업수당청구 건수는 예상치를 밑돌았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4월 26∼5월 2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0만건으로 한 주 전보다 1만건 증가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다만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0만6000건)에 다소 못 미치는 수치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4월 19∼25일 주간 176만6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1만건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24년 4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날 민간 고용지표도 양호하게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8일 발표될 비농업 고용보고서를 주목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에 따르면 4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6만2000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3월 증가폭(17만8000명)보다는 둔화한 수치지만 고용시장이 여전히 급격히 식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처럼 노동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국제유가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상당한 불확실성 속에서 연준은 상당 기간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도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성명 문구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던 위원들의 입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중동 전쟁 장기화와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 내부가 점차 매파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라이즌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크 딕슨은 “하루 이틀 조정이 나온다고 해서 이번 분기 시장 회복 흐름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전히 기업 실적과 경제 펀더멘털이 시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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