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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카우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출범을 앞두고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물적분할로 세운 자회사 뮤직카우인베스트를 통해 수익증권 투자중개업 인가를 준비하고 있으며,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가 주도하는 장외거래소 준비법인 넥스체인지에도 주주로 참여했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는 음악저작권·부동산 등을 기초로 발행한 수익증권을 거래하는 시장으로, 한국거래소(KRX)가 주도하는 KDX와 넥스트레이드가 주도하는 넥스체인지가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정 의장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출범을 앞두고 주목하는 변화는 독립적인 유통시장이 생긴다는 점이다. 그는 “이는 단순히 거래하는 장소가 달라진다는 의미를 넘어선다”며 “그동안 개별 플랫폼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시장이 전문적인 통합 유통 인프라를 갖춘 제도권 시장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유통시장 확대가 실제 투자로 이어지려면 매력적인 상품 공급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봤다. 정 의장은 “최근 토큰증권 제도화와 대형 금융기관들의 시장 참여는 새로운 자산이 금융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실제 투자하고 싶어하는 상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K팝 음악증권이 새로운 시장에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상품이라고 판단했다. 정 의장은 “국내 주식시장에는 익숙하지 않아도 K팝은 높은 관심을 가진 해외 팬덤까지 투자자로 유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 지점이 있다”며 “특히 실제 발행과 거래 경험이 축적돼 있어 새로운 금융시장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분야라고 본다”고 말했다.
음악을 즐기는 데서 나아가 투자할 수 있는 자산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은 정 의장이 직접 받은 저작권료에서 시작됐다. 우연한 계기로 작사에 참여한 그는 발매 후 시간이 흐르면서 저작권료가 일정한 흐름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 의장은 “1차 연도가 지나니 뚝 떨어지고, 2차 연도에 또 떨어지더니 3차 연도부터는 굉장히 완만해졌다”며 “들쭉날쭉할 줄 알았는데 5년이 지나도 완만하게 들어왔다”고 회상했다.
그는 분석 대상을 점점 넓혀가면서 곡마다 저작권료의 규모와 감소 속도는 달라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자산에 패턴이 있다는 건 비교적 예측 가능하고 현재 가치로 환산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곡에서 나오는 저작권료라 굉장히 특별한 문화 굿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2016년 뮤직카우를 창업해 이 구상을 사업으로 옮겼다. 뮤직카우는 대중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잘게 쪼개 조각투자 상품으로 만들었고, 플랫폼 안에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게 했다. 투자자는 매달 저작권료를 나눠 받는 수익과 매매 차익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음악을 투자자산으로 만드는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22년 금융당국이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투자계약증권으로 판단하면서 사업구조를 바꾸고 투자자 보호장치를 갖춰야 했다. 뮤직카우는 신탁 수익증권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바꿨고, 증권신고서 제출 등 공시체계와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했다. 이후 2023년 9월 음악 수익증권 발행을 시작했다.
이 같은 변화를 거치면서도 음악투자의 핵심으로 내세운 것은 지속적인 저작권료 수입이다. 뮤직카우가 공개한 올해 상반기 전체 상장곡의 평균 저작권료 수익률은 6월 말 시가총액 기준 5%대다. 정 의장은 최근 수년간 상장곡의 평균 연간 저작권료 수익률이 7~9%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악저작권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음악이 소비되는 동안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음악은 발매된 순간 소비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도 사람들이 계속 듣고 다양한 매체에서 활용되면서 경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음악에서 쌓은 경험이 다른 K-콘텐츠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명확한 권리관계와 수익구조, 합리적인 가치평가 체계가 전제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의장은 “중요한 것은 모든 콘텐츠를 증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가치를 가진 문화자산이 금융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투자시장이 확대되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제작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대형 기획사는 괜찮지만 중소 제작사들은 목돈을 수혈받을 데가 없어 어렵다”며 “이들도 이런 모델을 통해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당면 과제로는 제도권 시장의 안정적인 정착을 꼽았다. 정 의장은 “뮤직카우는 그동안 쌓아온 음악 IP 확보와 가치평가 역량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제도권 음악증권 시장 초기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그보다 새로운 투자자들이 얼마나 시장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되는지가 더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투자자 기반을 넓히기 위한 중장기 목표는 글로벌 K팝 팬덤의 참여다. 해외 팬들이 한국 문화자산에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정 의장은 외국인 통합계좌와 음악 수익증권의 연계, 신곡을 기초자산으로 한 증권의 발행·상장 여건 등을 남은 과제로 꼽았다. 그는 “K팝 음악증권을 통해 그동안 한국 금융시장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까지 새로운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이 만들어가고 싶은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