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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 변호사서 통역사로...박지원 "인생은 스스로의 길을 찾는 여정"[W페스타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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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연 기자I 2026.10.07 06: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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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W페스타 연사 박지원 통역사 인터뷰
최연소 사시 합격·김앤장 8년…통역사로 새 출발
“좋아하는 일 찾으려면 경험 통해 나에 대한 데이터 쌓아야”
“인생은 스스로의 길을 찾는 여정…선택할 용기 필요”

[이데일리 홍주연 기자] “수십 년의 인생을 남들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기는 어렵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가고, 그 길을 선택할 용기를 내야 합니다. 설령 돌아가더라도 내가 내린 선택이라면 그 책임을 기꺼이 질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박지원 통역사·변호사 인터뷰(W페스타)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박지원 통역사·변호사 인터뷰(W페스타)
박지원 통역사는 오는 10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리는 ‘제15회 이데일리 W페스타’를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생각했던 인생, 생각과 다른 인생’ 세션에 패널로 참석해 사회가 제시한 정답에서 벗어나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선 경험을 들려준다.

남들이 말하는 ‘정답’을 따라 걷다

박 통역사는 만 20세에 최연소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8년간 변호사로 일했다. 안정적인 경력을 뒤로하고 지난해 통역대학원에 진학했으며, 올해 2월 졸업한 뒤 프리랜서 통번역사로 활동하고 있다.

대학 진학부터 사법시험 합격,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온전히 스스로 그린 길이 아니었다. 그는 “부모님 세대에는 소위 ‘사짜’ 직업이 정답으로 여겨졌고, 나 역시 그 길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며 “판사는 여성에게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부모님의 설득으로 진로가 구체화됐다. 그 길은 내가 원한 답이라기보다 사회가 생각하는 정답에 가까웠다”고 돌아봤다.

대학 입시와 사법시험, 취업까지 앞만 보고 달렸지만 변호사 3년 차부터 번아웃과 회의감이 찾아왔다. 박 통역사는 “최연소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김앤장까지 들어간 상황에서 갑자기 그만두겠다고 말하기도 쉽지 않았다”며 “남들이 보기에는 성공한 삶이었지만,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삶인지에 대한 고민은 점점 커졌다”고 말했다.

우연히 만난 통역, 새로 찾은 인생의 길

새로운 길은 우연처럼 찾아왔다. 변호사로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통역사를 만났고, 그 모습에 매료돼 통역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 그는 “평생 공부하며 살아왔지만 공부 자체가 재미있다고 느낀 건 통역 공부가 처음이었다”고 했다.

육아와 학업을 병행해야 했기에 깨어 있는 동안에는 단어장을 손에서 놓기 어려울 만큼 치열하게 공부했다. 그런데도 그 시간은 고통보다 행복에 가까웠다. 박 통역사는 “좋아하는 일을 해도 힘든 순간은 오지만, 그 일이 고통스럽지는 않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퇴사를 결심했을 당시 주변의 반응도 예상과 달랐다고 한다. 그는 “다들 말릴 줄 알았는데 오히려 부럽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지 못한 채 그저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고 전했다.

박 통역사는 좋아하는 일을 찾으려면 자신에 관한 ‘데이터’를 꾸준히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로운 경험을 할 때마다 남들보다 잘하는지, 어디에서 더 큰 기쁨을 느끼는지,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렇게 자신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해 나가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대의 변화는 개인의 관심과 재능을 직업으로 연결할 가능성도 넓히고 있다. 그는 “이제는 개인의 취미나 적성 모두 직업이 될 수 있는 시대”라며 “일례로 유튜버라는 직업은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버젓이 직업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발견하고 그 길을 택할 용기를 내야 한다”고 했다.

“통역사 박지원으로 어떤 일 이든 해보고 싶어”

세 아이의 엄마인 박 통역사는 새로운 커리어와 육아를 동시에 이어오고 있다. 지난 8년간 쌓은 법률 경력은 통역사로서 차별화된 자산이 됐다. 법률 현장에서 어떤 대화가 오가고 어떤 용어가 쓰이는지 이해한다는 점이 강점이다. 다만 활동 영역을 법률 통역에만 한정할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박 통역사는 “법률 분야에 특화된 통역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정하기보다 의료와 외교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며 실력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박 통역사는 통역을 단순히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옮기는 작업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연사가 정돈되지 않은 방식으로 이야기하더라도 맥락을 파악하고 요점을 정확히 전달하는 일은 기계적 업무가 아니다”라며 통역사를 회의의 흐름과 소통을 잇는 조정자에 가까운 존재라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AI 시대에도 작은 오역도 허용되기 어려운 정상급 통역 등의 영역에서는 인간 통역사를 향한 수요가 사라지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다만 박 통역사는 새롭게 택한 길이 언제나 순탄하리라고 낙관하지는 않는다. 프리랜서 통역사로 몇 년간 활동한 뒤에도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다시 변호사로 돌아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그때의 선택은 과거와 분명히 다르다고 했다.

박 통역사는 “다시 변호사를 택한다면 그 또한 내가 자발적으로 내린 결정이기에 예전보다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막막한 마음으로 하기 싫은 일을 이어갈 때와, 해보고 싶은 일에 모두 도전한 뒤 변호사의 길이 더 낫다고 판단했을 때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내린 선택이라면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기꺼이 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W페스타 청중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자 그는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 행복한 삶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 통역사는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지 않겠느냐”며 “그러려면 먼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확실히 알아야 한다. 인생은 결국 스스로의 길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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