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외은지점 선물환포지션 규제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자료를 통해, 2011년 유럽발 위기 이후에도 외국계 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의 외화유동성 회수 규모는 지난 2008년과 비교해 대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과도한 대외 차입을 막기 위해 지난 2010년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포지션을 국내은행 50%, 외은지점 250%로 제한했다.
선물환포지션이 외화유출의 빗장 역할을 해 줌에 따라 2008년 위기 당시 개별 외은지점의 평균 외화공급 감소폭이 위기발생 1분기 이후 5억 9000 달러, 2분기 이후 5억 8000달러였던 것이 2011년 위기 이후에는 3억 9000 달러, 4억 달러로 30% 가까이 감소했다.
또 선물환포지션 규제가 도입되기 전과 비교하면 외화유동성 회수 중 파생상품을 통한 외화자금 비중도 감소했다. 2008년 위기 당시 전체 외은지점에서 외화유동성 회수 규모 가운데 선물환포지션 감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위기 1분기 후 93.4%였으나, 2011년 위기 때는 72.9%로 줄었다.
선물환포지션이 하락함에 따라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외은지점에서 외화유동성 회수 규모가 축소돼 국제금융시장에서 충격의 완충지대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선물환포지션 감소로 외은지점과 국내 은행과의 외환·통화 스와프를 통한 연결관계도 약화돼 국제 금융시장의 충격이 국내은행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효과도 약해졌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강동수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대외부문의 안정을 위해 단기성 자금 이동을 제어하기 위한 거시건전성 규제와 함께 국내은행의 자산건전성과 외화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미시적 노력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리 기자 boris@edaily.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