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中 바오판 회장…“소문 경계해야” 회사 안팎 단속

김윤지 기자I 2023.02.21 12:27:09

내부 메모 “단기적 위기, 조바심 지양”
바오판 실종에 주가 30% 가까이 급락
로이터 “中기업 ‘키맨 리스크’ 부각”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투자업계 거물인 바오판 중국 투자은행(IB) 차이나르네상스 회장이 사라진 가운데, 동요하는 고객과 직원을 안심시키기 위해 회사가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바오판 차이나르네상스 회장.(사진=차이나르네상스 홈페이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차이나르네상스의 공동 설립자인 케빈 시에와 IB 부문 책임자인 왕리싱은 최근 내부 메모를 통해 직원들에게 소문을 믿거나 확산시키지 말 것을 요청했다. 두 사람은 “이처럼 중요한 순간에 모두 회사를 믿어야 한다”면서 “단기적인 위기는 괜찮기 때문에 조바심 내지 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바오 회장의 실종은 차이나르네상스가 “이사회 의장인 바오판과 연락할 수 없다”며 “이사회는 현재 정상적으로 지속되는 그룹의 사업·영업과 바오판의 부재가 연관돼 있는지 어떤 정보도 알 수 없다”고 지난 16일 홍콩증권거래소에 공시하면서 알려졌다.

그가 실종의 이유나 배경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중국 당국의 반부패 캠페인 관련 조사로 추정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대적인 반두패 캠페인을 주도하는 동안 중국의 고위 관리나 기업인들이 갑자기 연락두절되는 사례가 많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 여파로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차이나르네상스 주가는 17일 하루에만 28.20% 하락했으며, 이후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리난 상하이 자오퉁대 재무학과 교수는 “바오 회장의 실종은 일부 중국 기업의 ‘키맨 리스크’(Keyman Risk)를 부각시켰다”면서 “중국 금융업계는 지난 몇 년 동안 1~2명의 활약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역으로 이들이 곤경에 처하게 될 경우 취약점을 드러낸다”고 짚었다. 키맨 리스크는 기업 등 조직에서 의사결정을 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때 제한된 수의 핵심 인력에 의존함으로써 경영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1990년대 후반 글로벌 IB 모건스탠리와 크레디트스위스에서 일한 바오 회장은 2005년 차이나르네상스를 설립했다. 중국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 음식 배달 서비스 메이퇀의 초기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차이나르네상스가 관리하는 자산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486억위안(약 9조1591억원)에 이른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