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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팀원들과 함께 일하며 가끔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도무지 저 팀원은 속을 모르겠다는 점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분명히 함께 있는데 일 하다 보면, 물론 팀원은 지시대로 일은 하지만 그 과정이나 결과물에 따라 ‘도대체 저 친구는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지? 무슨 꿍꿍이가 있나?’라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리더가 되면 정보의 독점력이 생겨 본인이 꽤 많이 알고 있다고 느끼게 되지만, 정작 팀원들과의 심리적 거리는 더욱 더 멀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간격을 좁히거나, 팀원의 속내를 알려고 오래전엔 회식이라고 해서 소주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비공식적으로 속 터놓을 기회는 줄고, 만약 주 4.5일제까지 도입되면 일하기 바빠서 서로 ‘마음 교환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분명히 팀원들도 다 각자 생각과 속내가 있을 텐데 그걸 리더가 알기가 시간상, 공간상 어려워질 겁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과 속내는 리더가 알 필요도, 알려고 해서도 안됩니다. 하지만 업무를 하는데 필요한 개인적인 마음과 철학, 목표 등은 리더가 알아야 함께 성과를 올리기가 쉬워집니다.
흔히 ‘코칭 리더십’이라고 말하는 것은 단순히 ‘보스’, ‘관리자’, ‘리더’에 머물지 말고 팀원의 성장과 육성을 돕는 ‘코치(coach)’도 되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코칭 리더십’을 기르라고 말하면 모두 무언가 가르치려고 합니다. 가르치는 사람은 ‘티처’나 ‘멘토’라고 합니다. 물론 한국에서는 순수하게 코치만이 아니라 선생님과 조언자의 역할도 요구하고 있고, 저는 그 다양성을 리더가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무슨 역할을 하든 리더의 첫 출발은 팀원의 목표와 생각, 속내, 마음의 방향을 아는 것입니다. 한 때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리더는 팀원과 조직 구성원을 먼저 생각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우며, 그 과정을 통해 조직의 성과를 이끌어내는 리더십 스타일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코칭 리더십’이든 ‘서번트 리더십’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원들이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손님이 무엇이 먹고 싶은지를 알아야 주방장은 재료 준비를 할 것이고, 학생이 무엇이 배우고 싶은지를 알아야 선생은 교재를 준비하듯 말입니다.
리더로서 여러분이 팀원들을 육성하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3단계를 거치기 바랍니다. 첫째, 팀원이 어디로 가고 싶은지,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지, 무엇을 하기 싫은지를 질문해야 합니다. 팀원에게 1년 후 어디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진솔하게 묻고 답을 듣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리더 앞이니 다 솔직하게 얘기 안할 겁니다만, 그래도 최대한 추측과 독려를 통해서 리더는 팀원의 ‘니즈(needs)’와 ‘원츠(wants)’를 파악해야 합니다. 니즈는 ‘무엇이 필요하냐’, 원츠는 ‘그걸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고 싶냐’로 구분됩니다. 이렇게 니즈와 원츠를 알고 나면 이제 리더는 원츠의 실행방안을 함께 찾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동기부여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동기는 더 이상 부여, 즉 주면 그대로 받는 이유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MZ세대의 주체성, 니즈와 원츠의 다양성 등으로 팀원에게 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고 함께 찾아야 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리더라면 니즈로 향해 가는 원츠를 정리하고 원츠를 위해 할 수 있는 실행방안도 찾아서 그것을 일하는 이유로 정리해야 합니다.
둘째, 리더가 팀원의 니즈와 원츠에 기반한 일할 이유를 찾았다면 이젠 리더 스스로의 니즈와 원츠에 그 이유가 맞아 떨어지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팀원의 바람대로 모두 갈 수는 없습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면 팀원의 니즈와 원츠는 더 좋은 직장으로의 이직이라고 해서 리더가 그걸 도울 수는 없습니다. 현재 직장 안에서 팀원의 니즈와 원츠를 찾아서 그 방향과 목표가 조직의, 리더의 니즈와 원츠에 맞는지도 결정해야 합니다.
이 모든 작업이 끝나서 교집합을 찾았다면 이제 리더는 그들과 함께 일할 이유와 실행방안을 구체화해서 협업해가며 성과도 잡고, 팀원의 만족감도 높이는 것입니다.
사람은 다 저마다의 속셈과 생각이 있습니다. 훌륭한 리더란 그 속셈을 건설적인 방향으로 전환해서 팀원과 조직을 위한 성과로 승화시키는 리더입니다.
■문성후 대표 △경영학박사 △외국변호사(미국 뉴욕주) △연세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