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모(50)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전자발찌 부착 30년을 명령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씨는 2010년 9월 A씨를 살해하고 사체를 은닉한 혐의로 붙잡힌 뒤 자신의 여죄를 털어놨다. 수사기관은 이씨가 지목한 경남 함양군 인근의 야산을 뒤져 피해자 B씨의 유골을 발견했다. 이씨는 C씨의 살인사건 가해자로도 밝혀졌다. A씨 사건은 진행이 빨라서 먼저 기소돼 2011년 9월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수사가 더뎠던 B씨와 C씨 사건은 2012년과 2013년 뒤늦게 재판이 진행됐다. 그는 2003년 6월 예전에 동거했던 B씨(당시 34세)를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을 내서 암매장한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앞서 범행을 털어놨던 이씨는 수사가 시작하고 법정에 서는 과정에서 말을 바꿨다. 그는 “도박빚 3000만 원을 탕감해준다고 해서 누군가가 시키는 대로 검은 비닐을 야산에 묻었는데 나중에 보니 B씨의 시신이었다”고 했다.
1심과 2심은 유죄를 인정했다. 우연히 가담한 암매장 범행의 피해자가 전에 동거했던 B씨라는 점이 “너무도 부자연스럽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씨의 변명이 말이 안 된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씨의 전과가 30건에 이르고 이미 살인죄로 징역 15년을 선고받는 등 인명을 경시하는 성행이 드러났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가석방에 대비해 전자발찌 30년 부착을 명령했다.
그러나 C씨 살인죄는 무죄가 났다. 공소사실은 ‘2007년 11월 술 취한 30대 행인 C씨와 어깨가 부딪치고 홧김에 흉기로 살해했다’는 내용이었다. 법원은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이씨가 자기보다 젊고 키가 큰 행인을 제압해서 살해하기 쉽지 않다”며 유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씨의 자백도 믿기 어렵다고 봤다. 경찰관이 감옥에 있는 이씨에게 영치금과 함께 살인 미제사건 목록을 제공한 데 따른 자백이라서 조작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법원 재판부는 “원심의 유무죄 판단과 양형 정도, 전자발찌 부착명령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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