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투자은행 차이나르네상스 창업자 실종…당국 소환했나

박종화 기자I 2023.02.17 15:54:26

FT "中 정부 기업인들 소환해 단속"
지난해 9월 차이나 르네상스 회장도 구금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중국 최대 민간 투자은행(IB) 중 하나인 차이나 르네상스의 창업자 바오판 회장의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바오판 차이나르네상스 창업자.(사진=AFP)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차이나 르네상스는 “회사가 이사회 의장인 바오판과 연락할 수 없다”며 “이사회는 현재 정상적으로 지속되는 그룹의 사업·영업과 바오판의 부재가 연관돼 있는지 어떤 정보도 알 수 없다”고 16일 홍콩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바오판이 2005년 르네상스를 설립했다. 모빌리티 회사 디디추싱(디디)과 콰이디의 합병, 배달 서비스 회사 메이퇀과 식당 리뷰 회사 디앤핑의 합병 등을 이끌면서 중국 테크업계 큰손으로 떠올랐다. 2021년엔 디디가 뉴욕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하는 걸 도왔다. 르네상스가 관리하는 자산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486억위안(약 9조1713억원)에 이른다.

바오판의 실종은 중국 정부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최근 중국에선 정부가 기업인을 소환해 단속하는 과정에서 기업 경영진이 실종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투자자를 인용해 바오판의 연락두절 사태가 종린 전(前) 차이나 르네상스 회장과 관계돼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증권감독위원회 등은 종린이 회장을 맡았던 또 다른 회사인 회징증권의 지배구조가 규정에 어긋난다며 지난해 9월 그를 소환·구금했다.

디디가 뉴욕증시에 상장하도록 돕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에 밉보였다는 해석도 있다. 디디가 뉴욕증시에 상장하자 중국 정부는 디디 앱이 불법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며 앱마켓에서 삭제하는 등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결국 디디는 뉴욕 증시에서 자진해 상장 폐지하고 홍콩에서 다시 상장 폐지하기로 했다.

창업자의 실종사태로 차이나 르네상스의 미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7일 홍콩 증시에서 차이나 르네상스 주가는 오후 2시 현재 28%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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