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중국설’?…유엔 공식 우표에 서경덕 “아시아권 무시”

강소영 기자I 2025.01.24 10:24:03

유엔, 설 맞아 발행하는 공식 우표에
지난해 이어 ‘음력설’ 아닌 ‘중국설’ 표기
서경덕 “아시아권 문화 무시하는 처사”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유엔(UN)이 ‘음력설’(Lunar New Year)에 맞춰 발행하는 공식 우표에 올해도 ‘중국설’로 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유엔이 설 명절을 맞이해 발행한 공식 우표에 적힌 중국설 표기. (사진=서경덕 SNS 캡처)
24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표를 공개하고 “지난해와 올해까지 ‘음력설’에 맞춰 유엔에서 발행한 공식 우표에 ‘중국설’로 표기하는 건 아시아권 문화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해당 우표를 보면 상단에는 ‘중국설 우표’(Chineses Lunar Calendar)라고 적혀 있으며 을사년 뱀의 해를 맞아 뱀이 형상화된 모습과 유엔 로고가 적혀 있다.

서 교수는 “‘음력설’은 중국만의 명절이 아닌 한국을 비롯한 베트남, 필리핀 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들이 기념하는 명절”이라며 “국제기구인 유엔이 ‘음력설’을 ‘선택 휴일’로 지정했다면, 공식 우표 발행에서도 향후에는 ‘중국설’이 아닌 ‘음력설’로 반드시 표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유엔은 지난 2023년 제78차 유엔 총회 회의에서 ‘유동적 휴일’(floating holiday)로 지정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로써 전 세계 유엔 직원들이 연중 기념할 수 있는 8번째 선택 휴일이 됐다.

한편 동아시아 국가들이 음력으로 새해를 기념하는 가운데, 중립적인 표현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설 문화가 생소했던 서구권에서 중국 문화로 여기던 설 문화를 동아시아권의 문화로 확대되면서 ‘차이니즈 뉴 이어(Chinese New Year)’라는 표기보다 중립적인 표현인 ‘루나 뉴 이어(lunar new year)’를 사용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는 것.

그러나 음력설과 관련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디즈니랜드가 올린 새해 인사 영상에 중국 네티즌들이 음력설이 아닌 중국설이라며 반발하는 댓글을 남겼다. (사진=서경덕 SNS 캡처)
최근 월트디즈니 테마파크 디즈니랜드는 공식 인스타그램에 새해 인사 영상을 올렸다. 그 안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미키 마우스와 미니 마우스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영상 상단에는 ‘음력설’(lunar new year)이 적혀 있었고 밑에는 중국식 새해 인사 ‘恭喜發財’(축하합니다, 부자 되세요)가, 우측에는 한글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등의 글자가 적혀 있었다.

그런데 해당 영상에 불쾌감을 드러낸 이들이 있었다.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 국기 이모티콘을 덧붙이며 “음력설이 아닌 중국설이다”, “한국이 (설을) 훔쳤다” 등의 반응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지금까지 서구권 주요 도시 차이나타운에서는 설을 맞아 대규모 행사가 열렸고, 이로 인해 ‘중국설’로 인식돼 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 ‘음력설’ 표기로 많이 바꾸는 추세다. 아직 ‘중국설’이라고 쓰는 곳이 있다면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