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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자 주고 남는 게 있나"…고금리 발행어음, 잘못쓰면 독된다[마켓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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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의 기자I 2026.10.30 06: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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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특판 중?…발행어음 우량 투자처·위험 관리 관건
발행어음 조달잔액 55.9조…1년 새 26% 증가
키움 5.8%·하나 5.7%…9개사 고금리 경쟁 가열
기업금융 투자·수수료로 수익 내지만 조달비용 부담

이 기사는 2026년10월29일 18시19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증권사들이 연 5%대 이자를 내걸고 고객 자금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객에게 돈을 빌려 기업대출과 인수금융 등에 투자하고, 이자와 수수료를 벌어들이는 발행어음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고객에게 높은 이자를 약속할수록 증권사도 그만큼 더 많은 수익을 내야 한다는 점이다. 발행어음 시장이 56조원에 육박하고 사업자도 9곳으로 늘어난 가운데, 치열해진 금리 경쟁이 자칫 증권사들의 수익성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는 셈이다.



56조원으로 불어난 발행어음…고금리 특판 경쟁 가열

29일 금융위원회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국내 7개 증권사의 발행어음 조달잔액은 55조9291억원이다. 전년 동기 44조3912억원보다 11조5379억원(26%) 늘었다. 기존 사업자의 조달 확대에 지난해 말 인가받은 키움·하나·신한투자증권의 신규 발행분까지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후 9월 삼성·메리츠증권이 인가를 받아 사업자는 9곳으로 늘었다.

시장 진입자가 늘어나면서 고객 유치를 위한 금리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3개월 만기에 세전 연 5.8%, 하나증권은 1년 만기에 연 5.7%를 적용한 특판을 선보였다. 삼성증권은 최장 90일물에 연 5.5%, 메리츠증권은 지난 27일 신규 고객 대상 6개월물에 연 5.0%를 제시했다.

발행어음은 인가받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상품이다. 증권사는 모은 돈을 회사채·기업대출·인수금융 등에 투자해 이자와 투자수익을 얻는다. 확보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업금융 거래를 주선해 수수료도 벌 수 있다. 다만 높은 금리로 돈을 모을수록 그에 걸맞은 운용수익을 확보해야 한다.

예를 들어 1조원의 평균 조달잔액을 연 5%로 1년간 유지하면 이자비용만 500억원이다. 조달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연간 부담은 100억원 늘어난다. 운용수익이 이에 발맞춰 늘어나지 않거나 투자자산 부실이 발생할 경우 이익 규모는 급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고금리 특판 경쟁이 반복될 경우 전체 조달비용에 미칠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 높은 금리를 내건 상품 판매가 이어지고 일반 상품의 금리까지 상승하면 증권사가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도 늘어난다.

여의도 증권가(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사진=연합뉴스)


관건은 조달한 자금을 굴릴 만한 우량 투자처를 확보할 수 있느냐다. 발행어음으로 끌어모은 돈이 늘어나더라도 상응하는 투자 성과를 내지 못하면 부담만 가중된다. 특히 증권사 간 기업금융(IB) 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투자 수익률이 하락할 경우, 높은 조달비용과 맞물려 마진 압박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고금리 조달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투자를 늘릴 경우 위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기업대출 부실이나 인수금융 자금 회수 지연이 발생하면 이자와 수수료를 벌어도 손실을 볼 수 있다. 만기 1년 이내의 발행어음으로 회수기간이 긴 자산을 운용할 경우 만기 때마다 자금을 다시 조달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규제 고삐를 죄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모험자본 공급 의무비율도 올해 10%에서 오는 2028년 25%로 높아진다.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조달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의무액만큼 종투사 전체 운용자산에서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기업금융 투자 확대와 함께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을 관리해야 하는 과제 부담도 만만치 않다.

고금리로 돈을 모은 증권사가 국내에서 충분한 운용수익을 얻지 못해 해외 고수익 자산으로 눈을 돌릴 유인이 생길 수 있지만, 당국 눈초리나 제도 도입 취지를 감안하면 이마저도 쉽지 않다. 금융당국 및 감독기관에서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이 국내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에 활용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해외투자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지만, 국내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라는 제도 취지에 비춰 해외투자 확대를 곱게 보지는 않는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증권사들의 해외 사모대출 투자 현황을 점검하면서 발행어음 연계 투자액을 점검하기도 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으로 끌어온 자금을 돌려줄 때 질 부담도 감안해야 하기에 슬슬 부담이 되는 곳들이 있을 것"이라며 "조달금리가 높아지는 만큼 수익성 있는 투자처도 확보해야 하는데, 요즘 시장에 그렇게 우량한 투자처가 많은 것도 아니라 고금리 경쟁이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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