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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청간담회에 참석해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에 가서 비건(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을 만난다고 하는데 그것만으로는 안된다”며 “김혁철(북한 국무위 대미특별대표)에게도 설명을 들어야 한다. 김영철(노동당 부위원장)하고도 판문점에서 만나 비건-폼페이오(미 국무장관)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혁철 대표와 스티븐 비건 대표는 평양과 베트남 하노이 등지를 오가며 이번 정상회담을 실무적 차원에서 조율해온 책임자다. 김영철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 역시 북미 대화 재개 시점부터 가동돼온 북미 최고위급 라인으로 김혁철-비건 간 협의 사항을 최종 확인해 정상회담 의제에 올리는 역할을 맡았다.
정 전 장관은 특히 하노이에서 김혁철-비건 라인이 지난달 25일 30여분의 마지막 회의를 한 대목에 주목했다. 북미 정상간 첫 만남인 27일 만찬까지는 25일 오후부터, 26일, 27일 오전까지 넉넉한 시간이 있었지만 실무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성김-최선희의 실무협상이 정상회담 당일 새벽까지 이어진 것과 달라진 부분이다.
정 전 장관은 “(실무협상에서) 어느 정도 결론 났기 때문에 25일 오후부터는 따로 만나서 밀고당기기를 할 필요 없이 쉬었을 것”이라며 “다만 정상간 회담이기 때문에 정상이 만나서 메꿀 블랭크(빈칸)는 남겼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마이클 코언의 청문회를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의 주요한 배경으로 점쳤다. 북미 회담 결렬이라는 이슈로 코언의 증언을 희석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악역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맡았다. 정 전 장관은 “28일 확대정상회담 때 볼턴 보좌관이 짝도 안 맞게 앉은 것을 보고 ‘불지르러 왔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확대정상회담 당시 북측에서는 김영철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미국 측에서는 폼페이오 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배석했다. 여기에 볼턴 보좌관이 함께 하면서 ‘2+3’ 회담이라는 다소 어색한 구도가 마련됐다. 정 전 장관은 “폼페이오와 비건이 만든 협상안을 자기들이 깰 수 없으니 볼턴 보좌관에게 악역을 맡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북미 대화의 동력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시점에서 문 대통령의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부각시켰다. 정 전 장관은 “비행기에서 (문 대통령과) 전화통화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중재하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라며 “문 대통령이 나서달라는 이야기다. 판을 깨놓고 만나자고 할 수 없으니 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권고하면 만나겠다는 메시지”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판을 깨고 나갔는데 중간 선에서 양보를 받고 김 위원장에게도 대북 제재안 중 5가지 부분의 완화를 요구했다던데 이를 좀 줄이던지 절충하는 구상을 해야 한다”며 “남북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을 재개하는 식으로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북미간 내부적 일정으로 인해 시간이 넉넉한 상황이 아니다. 북한은 오는 10일 우리의 총선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치른다. 이를 기반으로 내각 개편의 가능성이 점쳐진다. 권력 구조를 재조정한 뒤 북핵 상황과 관련돼 대책을 마련하는 일정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 전 장관은 “시간이 늦어지면 안 될 것 같다. 10일 이후에나 만나서 이걸 들고 미국에 가야하는데 시간이 급하다”며 “다행히 문 대통령이 NSC를 주재하면서 북미간 가교역할을 확실하게 하겠다고 했다.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 관계의 종속가 변수 아니다고 했는데 북미 관계 해소를 위해 우리가 주도적으로 금강산-개성 경협은 밀고 나가겠다는 접근을 적극적으로 밀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