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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랠리 시험대 오른 실적 시즌…“美는 투자, 韓은 이익 속도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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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I 2026.07.08 07:54:44

대신증권 보고서
한국 증시는 반도체 이익 추정치 상향 속도에 민감
AI 생산성 언급 1년 새 1.7배…수치 확인은 아직 제한적
“변동성 확대는 매집 기회…피크아웃 우려 이르다”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인공지능(AI) 랠리가 본격적인 실적 시즌의 시험대에 오른다. 미국 빅테크는 대규모 설비투자(CAPEX)를 정당화할 수 있는 현금흐름과 생산성 개선이 확인돼야 하고, 한국 증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이익 추정치 상향 속도가 이어지는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최근 반도체주 변동성이 커졌지만, 이를 펀더멘털 훼손보다 급등 이후 차익실현과 쏠림 해소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순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8일 보고서에서 “AI 확산 사이클에서 미국과 한국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점은 다르다”며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의 관건은 설비투자의 정당성 확보이고, 한국은 반도체를 비롯한 수혜 업종의 이익 상승 속도”라고 말했다.

(표=대신증권)
(표=대신증권)
권 연구원은 두 시장의 차이가 과거 성과를 낸 투자 팩터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한국 증시는 기업의 회계적 영업이익 전망이 얼마나 빠르게 커지는지가 주가 수익률을 좌우하는 경향이 강했다. 반면 미국 증시는 투하자본 대비 잉여현금흐름을 얼마나 창출하는지가 장기 성과를 설명하는 힘이 컸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번 미국 실적 시즌에선 AI 투자 확대가 실제 수익성과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해졌다. 권 연구원은 “미국 기업이 CAPEX 계획을 줄인다는 시그널은 아직 없다”며 “재원은 이익잉여금에 유상증자, 장기부채까지 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막대한 투자 부담이 이어지는 만큼 투자자들은 AI 투자가 비용으로만 남는지, 아니면 매출과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되는지를 확인하려 한다는 의미다.

실제 미국 기업 어닝콜에서도 AI 관련 발언의 중심은 여전히 투자와 비용, 매출에 맞춰져 있다. 대신증권이 2023년부터 2026년 1분기까지 미국 기업 어닝콜 6800건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생산성 관련 언급은 891건으로 전년 동기 519건 대비 1.7배 늘었다. 다만 구체적인 수치를 동반한 생산성 발언은 7%에 그쳐, 아직 투자자가 산술적으로 확인할 만한 근거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메모리 반도체를 둘러싼 시각도 단순한 피크아웃 우려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비(非)IT 업종에서 메모리를 언급한 어닝콜 비율은 2024년 3분기 3.7%에서 올해 1분기 10.5%로 약 3배 늘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미국 기업들의 원가 부담으로 번지고 있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공급 부족 사이클의 강도를 보여주는 신호라는 게 대신증권의 해석이다.

국내 증시는 이익 전망 자체가 여전히 우상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추정치가 3개월 전보다 오른 종목 비율은 78%로, 과거 상향 사이클 고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메모리와 수요 업종 간 이익 전망 개선 폭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최근에는 소매, 은행, 화장품 등 이익 가시성이 높고 듀레이션이 낮은 업종으로 일부 로테이션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등락에 대해 “펀더멘털 전망 급등 이후의 부수적 효과”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진 데다, 반도체 업종으로 수급이 집중된 만큼 차익실현과 비중 조절만으로도 큰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메모리 비용과 CAPEX 당위성에 대한 민감도는 확대됐지만, 이는 공급 부족 사이클의 강도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며 “이익 추정치라는 펀더멘털은 우상향을 유지하고 있어 증시 전반의 피크아웃을 우려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이익 수준 대비 저평가 구간에서는 변동성 확대를 매집 기회로 활용하는 접근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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