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9월10일 08시0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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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중국 바이오텍이 임상 데이터까지 갖추고 글로벌 기술이전 시장을 빠르게 파고드는 사이 한국 바이오업계에서는 뜻밖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술수출 계약과 신약개발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상세한 정보가 중국 등 경쟁국에 참고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중 사이에서 경쟁해야 하는 K바이오에 투자자 보호와 글로벌 경쟁력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서울 중구 KG타워 KG하모니홀에서 열린 이데일리 ‘K바이오 딜 써밋’(K-Bio Deal Summit 2026) 패널토론 ‘진퇴양난 K바이오, 반등 가능할까’에서는 미국 빅파마와 중국 바이오텍 사이에서 K바이오가 살아남기 위한 해법이 논의됐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을 좌장으로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 한정현 베링거인겔하임코리아 BD&L 총괄, 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참여했다.
허 연구원은 최근 강화되는 바이오기업 공시 투명성에 대해 “바이오업계에 원죄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과도한 투명화가 바이오 섹터에 좋은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최근 바이오업계에선 국내 기업들의 영문 공시가 상세하게 공개돼 있어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이를 보고 따라하고 있다는 얘기가 종종 나온다. 이에 대해 허 연구원은 “모든 것을 공개하는 것이 꼭 좋은 것인가 하는 생각은 있다”고 했다.
중국의 추격은 이미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2025년 초 이후 중국 바이오텍과 미국·유럽 기업 간 라이선스 거래는 100건을 넘어섰고 분기별 거래 건수는 올해 1분기 정점을 찍었다. 이 부회장은 중국 기업들이 개념증명(PoC)이나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뒤 글로벌 시장에 나오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는 반면 한국 바이오텍 상당수는 여전히 전임상 단계에서 경쟁한다고 분석했다.
빅파마가 K바이오에서 들여다보는 것
그렇다고 글로벌 빅파마가 한국의 전임상 자산을 저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한 총괄은 “(한국은) 좋은 과제를 찾을 수 있는 아시아의 바이오 허브”라고 “베링거인겔하임 내부에서도 한국만큼 기업가정신이 역동적인 나라가 아시아에 없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한다”고 평가했다.
한국 바이오기업의 개방성도 강점이다. 한 총괄은 “한국 기업들이 굉장히 오픈돼 있다”며 “과제만 좋다면 딜 논의를 빠르게 이끌어가는 데 좋은 강점”이라고 봤다. MSD와 사노피, 노보노디스크 등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도 표면으로 드러난 거래는 임상 단계가 많지만 한국에서는 전임상 과제의 우수성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그는 "전임상 자산이라고 글로벌 회사가 낮게 평가하지 않는다"며 "그만한 가치를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동물실험에서 효능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글로벌 빅파마와의 기술이전으로 이어지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글로벌 제약사의 파이프라인 전략을 분석해 자사 후보물질이 어떤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지 보여주고, 인간 질환과의 연관성을 엄밀한 데이터로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상을 직접 진행하지 않더라도 인체 투여용량을 예측하고 글로벌 제약사와 개발 전략을 논의할 수 있는 역량까지 갖춰야 차별화할 수 있다는 게 한 총괄의 조언이다.
말라가는 초기 투자에 구멍 뚫리는 K바이오 생태계
문제는 글로벌 경쟁을 뒷받침할 국내 바이오 생태계의 기초체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2024~2025년 국내 초기 투자 비중이 이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아무도 초기 투자를 안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도 “바이오 산업 생태계에 구멍이 뚫려가는 듯한 느낌”이라며 “생태계가 망가지면 2~3년 뒤 결국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 대표는 손상차손 등 제도적 요인이 초기투자를 더욱 위축시킨다고 지적했다. 초기기업의 가치가 떨어져 손상차손을 인식하면 운용자산과 운용보수도 줄어 초기기업에 투자할수록 벤처캐피탈(VC)에 불리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내 투자환경을 두고 “미국이 정글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좀비가 많은 정글”이라며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표현했다.
상장 바이오기업에는 법차손도 부담이다. 장기간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요한 산업 특성과 달리 지속적인 손실이 상장 유지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시 역시 투자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되 기술수출 계약이나 개발전략 등 경쟁사가 활용할 수 있는 민감 정보까지 일률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K바이오 반등 해법은 ‘밸런스 회복’과 ‘정면돌파’
김 대표는 후기 개발 지원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초기 투자와의 균형을 주문했다. 그는 “제약산업의 마지막은 약을 시장에 내놓고 파는 것이기 때문에 후기 개발이 중요하긴 하다”면서도 “그렇게 커지는 신약후보물질들은 앞단의 초기 투자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요즘 많은 정책 입안자들이 너무 후기 개발 단계에 치중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같은 산업에 있는 동반자들이 함께 성장하려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허 연구원은 기업 스스로 성과를 내는 ‘정면돌파’를 주문했다. 그는 “시장에 주목받으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어느 회사든 성과가 먼저 나오는 것이 변곡점의 시작”이라고 내다봤다. 임상 성공이나 기술이전 등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결과가 투자자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라는 의미다.
글로벌 신약개발 경험을 국내에 축적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한 총괄은 “요리책에서 1번, 2번, 3번을 읽는다고 원하는 요리가 나오지 않는다. 직접 해봐야 그 사이의 많은 내용을 알 수 있다”며 “특히 임상 1상부터 후기 개발까지는 직접 수행하며 쌓는 실전 경험(hands-on)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이전으로 끝내지 말고 글로벌 임상에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어 경험을 국내에 내재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초과학과 인재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총괄은 “이 모든 건 사람이 하는 일”이라며 국내에서 훈련받은 석·박사 인력이 산업계에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기초과학과 기술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한국 바이오 산업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며 “그게 빨리 오느냐 늦게 오느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토론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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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 한정현 베링거인겔하임코리아 BD&L 총괄, 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가 9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하모니홀에서 열린 '진퇴양난 K바이오, 반등 가능할까'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9/PS26091500276.1280x.0.jpg)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 한정현 베링거인겔하임코리아 BD&L 총괄, 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가 9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하모니홀에서 열린 '진퇴양난 K바이오, 반등 가능할까'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K바이오 딜 써밋 2026은 ‘K바이오, 혁신으로 본 글로벌 성공 해법’을 주제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의 성공 전략을 살펴보고 국내 바이오산업의 성장 방향과 투자 인사이트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9/PS26091500277.1280x.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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