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트럼프 정부 출범, 달러 강세·위안화 약세 전망”

이정윤 기자I 2024.12.05 10:53:39

트럼프 관세정책 ‘강달러’ 압력
연준 금리인하 불확실성 강달러 지지
中무역갈등 심화, 달러·위안 환율 급등 가능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강화되면서 달러화는 강세를 지속하는 반면 위안화는 약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한국은행은 ‘美 신정부 출범에 따른 미 달러화 및 위안화 전망’ 이슈 분석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시장에서는 트럼프 2기의 정책조합인 감세, 관세인상, 이민제한, 기업규제 완화 등이 미 달러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은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 살펴보면 미국과 주요국간의 격차가 2016년 트럼프 1기 당선 때보다 커서 미국 예외주의가 부각되는 상황”으로 진단했다.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정책이 트럼프 1기보다 강력하게 추진되면서 인플레이션, 재정건전성 악화 및 금리상승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미국과 주요국 간 경제성장 등 펀더멘털 격차가 2016년 트럼프 1기 당선시보다 큰 상황에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방향에 대한 기대가 당분간 미 달러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관세 및 이민통제 등이 미국 경제성장의 하방위험으로 작용하더라도 무역 의존도가 큰 여타 주요국의 성장이 더 크게 위축되면서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한 1기 재임시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예측불가한 모습을 보여 정책공약이 임기 중 일관되게 추진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있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10월 이후 미 달러화가 이미 6% 이상 강세를 보이며 정책기대를 상당부분 선반영하고 있다.

이에 한은은 “무역분쟁이 고조됐던 2018년 3월부터 2019년 10월 중 달러화지수(DXY) 상승폭(7.4%)을 고려하면 중기적으로 달러화는 강세가 완만해지면서 높은 수준에서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가 달러화 강세를 약화시키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현 금리를 여전히 제약적인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최근 미 경제의 강건성 부각, 트럼프 정책의 인플레이션 촉발 가능성 등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높은 수준의 대중 관세를 부과할 것을 공언함에 따라 중국 위안화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위안화는 트럼프 2기의 강력한 대중 관세정책 등 무역갈등 심화로 중국 경제가 부정적 영향을 받으면서 달러·위안 환율이 큰 폭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투자은행(IB)들은 최혜국 대우가 철폐되고 60% 관세가 부과되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2.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관세부과로 저하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트럼프 1기 때와 같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거나 수출품 가격 인하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경기 불황과 함께 중국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야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또한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관세(10~20%)를 현실화할 시에는 우회수출을 통한 관세회피 효과가 저하된다는 점도 중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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