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K-캠핑 육성과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시대 캠핑관광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에서는 관광진흥법과 건축법이 캠핑산업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캠핑 수요는 일반 텐트 중심에서 글램핑·카라반·차박·체험형 상품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제도는 야영시설을 천막 중심으로 보고 있어 지자체별 인허가 판단과 안전관리 기준에 차이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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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발제에서 “신종 야영시설은 건축법과 관광진흥법 어디에서도 법적 지위가 명확하지 않다”며 “지자체마다 건축물 여부를 다르게 해석하면서 사업자의 투자 불확실성이 커지고 관리 기준도 일관되게 적용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천막 외 야영시설을 별도 유형으로 제도화하고 건축법상 지위와 관광진흥법상 관리 기준을 함께 마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핵심 쟁점은 건축면적 제한이다. 현행 기준은 야영장 부지 내 건축물 바닥면적을 전체 부지의 10% 이내로 제한하고 보전지역에서는 300㎡ 이하로 묶고 있다. 업계는 글램핑 시설과 샤워실·화장실·위생시설·안전시설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이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보고 있다.
세미나에서는 야영장 내 건축물 바닥면적을 건폐율 수준에 맞춰 현실화하고 보전지역 기준도 500㎡ 수준으로 완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다만 보전지역 기준 조정은 국토교통부 협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제도화까지는 관계부처 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도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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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캠핑산업이 전환기에 들어섰다는 데 무게를 뒀다. 강동진 문체부 관광정책관은 “최근 국내 캠핑시장은 성장세가 둔화되며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이제는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도약을 도모하고 캠핑산업의 내실을 다질 때”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제안된 의견을 귀담아듣고 캠핑산업이 세계 무대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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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는 K-캠핑이 외래 관광객을 지역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됐다. 경기관광공사는 파주 평화누리캠핑장에서 외국인 대상 캠핑상품을 운영한 사례를 소개했다. 외국인이 장비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글램핑과 카라반을 중심으로 풀패키지 상품을 구성하고 DMZ 관광, 지역 먹거리 구매, K-바비큐 체험을 결합했다. 이 과정에서 협약 여행사는 16곳에서 31곳으로 늘었고, 기존 당일 방문 중심의 DMZ 관광이 숙박과 지역 소비를 동반한 체류형 상품으로 확장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외국인 수용태세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약 단계에서는 본인 인증과 결제 장벽이 크고, 현장에서는 다국어 안내와 안전 정보 제공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항공편으로 입국하는 외국인은 장비를 직접 가져오기 어려워 캠핑장 예약만으로는 상품화가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여행사 연계 상품, 장비 포함형 패키지, 현장 결제 시스템, 다국어 안내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질의응답에서는 현장 규제의 불일치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충주에서 캠핑장을 운영한다는 한 참석자는 “같은 시설이라도 지자체와 담당자에 따라 허가 기준이 달라진다”며 “준공까지 받은 시설이 담당자 변경 뒤 철거 대상이 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야영장 내 사우나 시설이 일부 지자체에서 목욕장업 신고 대상으로 해석돼 원상복구 명령을 받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야영장업이 관광진흥법상 숙박업이 아니라 관광객 이용시설업으로 분류되면서 공중위생관리법 적용 여부가 현장에서 충돌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등록 야영장 문제도 안전과 공정경쟁 측면에서 주요 현안으로 제기됐다. 석영준 한국캠핑산업협회 사무총장은 등록 야영장은 전기·소방·위생 점검과 의무교육을 받지만 미등록 야영장은 점검 대상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등록 야영장은 48개 안전기준을 지키고 세금도 내지만 미등록 시설은 관리망 밖에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전국 실태조사와 단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운영자 역량 강화도 과제로 제시됐다. 석 사무총장은 야영장 안전관리사 등 자격제도 도입과 국립캠핑학교 설립을 제안했다. 캠핑장이 산간·계곡·해안 등 소방·구급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위치한 경우가 많은 만큼 시설 기준만으로는 안전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취지다. 그는 신규 사업자부터 자격제도를 적용하고 기존 사업자에게는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캠핑관광이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소비를 남기는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캠핑객들이 먹을 것부터 모두 가져오는 경우가 많아 지역경제 효과가 크지 않다는 현장의 불만이 있다”며 “지역에 돈이 돌지 않으면 지자체가 캠핑장 확대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K-캠핑은 한국의 자연과 음식, 문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융복합 관광 콘텐츠”라며 “외국인 관광객을 지역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정책 마련과 예산 투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캠핑업계는 이번 논의가 단순한 시설 규제 완화가 아니라 안전관리, 투자 안정성, 외국인 관광객 유치, 지역 소비 확대를 함께 설계하는 문제라고 보고 있다. 시장은 이미 텐트 중심 여가에서 글램핑·카라반·로컬 체험을 결합한 관광상품으로 이동했지만 제도는 이를 분류하고 관리할 틀을 갖추지 못했다. 정부와 국회가 후속 논의에서 천막 외 야영시설의 법적 지위, 건축면적 기준, 미등록 시설 정비, 외국인 수용태세 개선을 어디까지 제도화할지가 K-캠핑 정책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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