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명절 급찐살' 세계적으로도 골치...칼로리 줄이는 각국 명절 식단

이순용 기자I 2025.01.24 10:53:53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명절은 전 세계 공통으로 풍성한 음식과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체중 증가라는 부담을 떠안기 쉬운 시기이기도 하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인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한국에 소위 ‘명절 급찐살’이 있다면 서구권에서는 휴가철 체중 증가 (holiday weight gain)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는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같은 기관에서 휴가철 체중 증가를 연구하면서 사용된 언어다. 명절 음식, 꼭 살 찌기만 하는 메뉴밖에 없을까? 세계 각국의 건강한 명절 식단을 모아봤다.

◇ 일본 ‘오세치’…다양한 음식 가볍게 즐기는 예쁜 찬합요리

일본 오세치 요리
일본에서는 새해를 맞아 ‘오세치 요리’를 먹는다. 의미있는 음식을 하나하나 먹으며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달콤하게 졸인 검은콩인 ‘쿠로마메’, 달걀말이(다테마키), 청어알로 만든 ‘카즈노코’, 새우 요리(에비) 등은 장수와 행복을 기원한다. 이밖에 우엉 요리 ‘고보’, 무와 당근으로 만든 새콤달콤한 절임 요리 등으로 ‘주바코’라는 찬합을 채운다. 오세치 요리는 조미료를 과하게 사용하지 않고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둔다. 식재료와 조리법도 가벼운 편이다.

365mc 노원점 채규희 대표원장은 “오세치 요리는 여러 음식을 소량씩 섭취할 수 있어 과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아무래도 염분이 높은 편”이라며 “짠 음식은 과도하게 먹으면 부종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식후 물을 충분히 섭취해 체내 균형을 유지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오세치로 즐기는 각 음식의 칼로리는 어느 정도일까. 설탕으로 졸인 쿠로마메 1알은 약 5~10kcal, 계란말이 1조각(20g)은 약 30~40㎉, 새우 1마리는 약 7~10㎉, 카즈노코 1조각(20g)은 약 20㎉ 수준이다. 우엉, 무와 당근 절임 20g 역시 10㎉ 안팎으로 낮은 편이다. 모든 음식을 한 개씩 먹는다고 가정할 경우 80~110㎉를 섭취하게 된다. 이렇게 소량으로만 즐기면 체중 관리에도 부담이 적다.

◇ 미국 ‘칠면조 구이’…포만감 가득 고단백 요리

미국의 명절요리로 칠면조 구이가 빠질 수 없다. 미국 드라마나 시트콤 등에서 ‘추수감사절’ 에피소드마다 항상 등장하는 메뉴여서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요리다.

칠면조는 단백질이 풍부해 다이어트에 유리한 음식으로 꼽힌다. 특히 칠면조의 가슴살은 다이어트 중 섭취하기 좋은 고단백 음식으로 꼽힌다. 단백질은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게 해 과식을 방지하는데 데 도움이 된다.

칠면조 요리는 구운 형태로 조리할 때 칼로리를 최소화할 수 있다. 칠면조 고기 가슴살· 날개 ·다리 등 주요 부위별 칼로리는 100g당 130~190㎉다. 튀기거나 버터를 많이 사용하는 방식으로 조리하면 오히려 열량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칠면조를 구하기 어렵다면 구운 닭 요리를 사 먹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국내 대형 마트의 조리 코너에서 통째로 구운 닭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채 원장은 “단, 고기를 먹을 때 사이드 메뉴를 똑똑하게 골라야 한다”며 “미국에서 칠면조 구이와 흔히 곁들이는 매쉬드 포테이토, 그래비 소스나 크랜베리 소스는 열량을 높이는 주범”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신 야채 샐러드를 더해 포만감을 높여보라”고 조언했다.

◇ 인도네시아 ‘오포르 아얌’…신진대사 높여주는 건강한 닭 요리

인도네시아의 최대 명절 ‘르바란(Lebaran)’을 대표하는 음식은 ‘오포르 아얌’이다. 금식 기간인 라마단을 마치는 것을 축하하는 날인 르바란에 오포르 아얌을 즐긴다.

오포르 아얌은 코코넛밀크, 향신료와 함께 끓여낸 닭고기 요리다. 짠맛, 단맛, 향신료의 복합적인 풍미가 어우러진 매력적인 음식이다. 닭고기가 향신료와 코코넛밀크의 풍미를 흡수해 촉촉하고 부드럽다. 닭고기 자체가 고단백 식품이다보니 다이어터들도 특식으로 도전해볼 만하다.

365mc 인도네시아 1호점 Gwendy Aniko 대표원장은 “오포르 아얌은 포만감이 높고, 코코넛밀크가 함유돼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음식”이라며 “퍽퍽하게 느껴질 수 있는 닭고기를 코코넛밀크 등에 재워 먹는 방식은 단백질을 맛있고 똑똑하게 섭취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태국 ‘카오 채’…왕족이 즐겨 먹던 향긋한 물밥

태국 카오 채
태국의 ‘카오 채’는 향신료와 허브로 만든 냉 쌀밥 요리다. 카오는 ‘밥’, 채는 ‘담그다’는 의미로, 물에 담긴 밥을 일컫는 태국 명절음식이다. 자스민 등 향신료를 우려낸 물에 밥을 말아먹는 방식이다.

카오 채에는 본래 왕족이나 귀족들이 더위를 식히기 위해 먹던 음식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매년 4월 13일~15일 시기에 보내는 태국의 전통 명절인 ‘쏭끄란(Songkran)’ 기간에 즐긴다. 다만 태국의 젊은 세대는 카오 채를 자주 접하는 편은 아니며, 전통과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옛 세대 사람들이 이를 즐겨 찾는 편이다. 카오 채를 즐길 때는 새우볼, 설탕과 간장으로 졸인 돼지고기, 달콤하게 볶은 단무지, 달걀을 섞은 게살 등을 곁들인다. 밥 100g과 반찬을 소량 먹었다고 봤을 때 400kcal 정도를 섭취하게 된다.

365mc 태국점 JAN 대표원장은 “카오 채는 칼로리가 낮고 시원하게 먹기 좋지만, 쌀밥 자체가 정제된 탄수화물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반찬 중 튀김이나 설탕을 많이 사용하는 요리가 포함되면 칼로리가 높아질 수 있으니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설 연휴 ‘급찐살’ 해결법은?

명절을 보내면서 급격히 살이 찌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도 마찬가지다. 명절을 보내는 동안 일상적인 활동량은 줄어들고 고칼로리 명절음식은 지속적으로 섭취하는데다, 심적으로 안일해져 체중이 갑자기 확 늘어나기 쉽다. 명절에 급하게 찐 살을 빠르게 줄일 수 있을까?

365mc 채규희 원장은 “평소보다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일시적으로 얼굴이 붓거나 체중이 증가하는데 이는 글리코겐이 일시적으로 증가해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빠른 관리에 돌입한다면 평상시 몸무게 회복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채 원장은 “명절이 끝난 다음 날부터 당장 관리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의식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미온수를 충분히 마셔 신진대사를 깨운다. 하루에 한끼는 고단백 식품과 저탄수화물 식단으로 가볍게 식사한다. 활동량을 서서히 늘려주고 반신욕으로 대사를 높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