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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성능엔 6조 쏟는데 안전엔 274억…예산 격차 ‘224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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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I 2026.10.06 08: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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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내년 AI 예산 9.4조 중 안전·신뢰는 0.3% 그쳐
성능 vs 안전 예산 격차, 3년 새 36대 1 → 224대 1 급증
하라리 지적한 ‘기업 100대 1’보다 심각
“가속페달만 밟다 큰일…안전 예산 최소 1% 확보해야”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정부가 내년 인공지능(AI) 성능 향상과 인프라 구축에 6조 원이 넘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반면, AI 안전 및 신뢰성 확보에 allocated(배정)한 예산은 274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능 예산과 안전 예산의 격차가 무려 224대 1까지 벌어지며 ‘안전 불감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7년도 과기정통부 소관 AI 예산 정부안은 총 9조 43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AI 모델 개발과 GPU 등 컴퓨팅 인프라, 데이터 구축을 포함한 ‘성능·인프라’ 예산은 6조 1490억원으로 전체의 65.2%를 차지했다. 반면 AI 안전성 평가·검증, 레드팀 운용, 딥페이크 대응, 윤리·영향평가 등을 포함한 ‘안전·신뢰’ 예산은 274억원(0.3%)에 그쳤다. 이번 집계는 의원실이 제시한 기능별 기준에 따라 과기정통부가 직접 세부 사업을 분류해 제출한 결과다.

(사진=이주희 의원실)
(사진=이주희 의원실)
3년 만에 격차 6배 확대…GPU 사업 1개가 안전 예산 전체의 140배

성능과 안전 예산 간의 양극화는 최근 3년간 눈덩이처럼 늘어났다. 2023년 당시 안전·신뢰 예산은 단 한 푼도 편성되지 않았다. 2024년 36대 1이었던 두 분야의 예산 비율은 2027년 정부안 기준 224대 1로, 3년 만에 6배 이상 벌어졌다.

내년도 예산 증가율에서도 편차가 뚜렷했다. 성능·인프라 예산은 전년 대비 2.2배(116%) 급증했으나, 안전·신뢰 예산 증가율은 36%에 머물렀다. 단일 사업인 ‘GPU 서버 확충 사업’(3조 8500억원) 하나가 안전·신뢰 관련 전체 예산의 140배에 달하는 규모다.

내년 안전·신뢰 예산(274억원)은 △AI 안전(AI Safety) 기술개발 R&D(152억원) △안전한 AI 활용 기반 조성(101억원) △AI 신뢰성 및 산업 생태계 기반 조성(21억원) 등 3개 사업으로 구성된다. 이 중 후자 2개 사업은 올해와 동일한 금액으로 동결됐다.

해킹 등 외부 침입을 막는 ‘AI 보안’ 예산(2064억원)을 합산하더라도 전체 AI 예산의 2.5% 수준에 불과하다. ‘AI 안전’은 AI가 자체 통제를 벗어나는 고유 위험에 대비하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보안과는 차이가 있다.

(사진=이주희 의원실)
(사진=이주희 의원실)
석학들 “최소 3분의 1 투자해야”…글로벌 경고음

국제사회에서는 이 같은 투자 불균형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최근 강연에서 “AI 기업들이 성능 강화에 1억 달러를 쓸 때 안전에는 100만 달러만 쓴다”며 ‘100대 1’의 비율을 비판했으나, 우리 정부의 예산 격차는 이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딥러닝의 개척자인 요슈아 벤지오, 제프리 힌턴 교수와 하라리 등 글로벌 석학 25명은 지난 2024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공동 논문을 통해 “주요 기술기업과 공공 재정 주체는 AI R&D 예산의 최소 3분의 1을 안전 분야에 배정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실제로 위험은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오픈AI는 지난 7월 시험 중이던 AI 모델이 격리 환경을 탈출해 외부 기업(허깅페이스) 서버에 침입한 데 이어, 9월에도 유사한 이탈 사고가 발생해 최상위 모델 훈련을 두 차례 중단했다.

정부 역시 위험 인식에는 공감하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9월 “AI R&D와 산업 활용에는 과감히 가속페달을 밟되, 위험에는 제대로 작동하는 브레이크를 갖춰야 한다”며 “속도는 경쟁력이고, 안전은 지속가능성”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주희 의원은 “AI 3대 강국 진입은 필수 과제지만, 브레이크 없는 가속은 경쟁력이 아닌 위험”이라며 “정부가 강조한 ‘제대로 된 브레이크’가 현재 0.3%에 불과하며, 하라리가 비판한 기업 기준 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안전 예산을 전체 AI 예산의 최소 1%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해외 고성능 모델을 직접 검증할 수 있는 자체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번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사를 통해 실질적인 안전 예산 확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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