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7년도 과기정통부 소관 AI 예산 정부안은 총 9조 43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AI 모델 개발과 GPU 등 컴퓨팅 인프라, 데이터 구축을 포함한 ‘성능·인프라’ 예산은 6조 1490억원으로 전체의 65.2%를 차지했다. 반면 AI 안전성 평가·검증, 레드팀 운용, 딥페이크 대응, 윤리·영향평가 등을 포함한 ‘안전·신뢰’ 예산은 274억원(0.3%)에 그쳤다. 이번 집계는 의원실이 제시한 기능별 기준에 따라 과기정통부가 직접 세부 사업을 분류해 제출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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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과 안전 예산 간의 양극화는 최근 3년간 눈덩이처럼 늘어났다. 2023년 당시 안전·신뢰 예산은 단 한 푼도 편성되지 않았다. 2024년 36대 1이었던 두 분야의 예산 비율은 2027년 정부안 기준 224대 1로, 3년 만에 6배 이상 벌어졌다.
내년도 예산 증가율에서도 편차가 뚜렷했다. 성능·인프라 예산은 전년 대비 2.2배(116%) 급증했으나, 안전·신뢰 예산 증가율은 36%에 머물렀다. 단일 사업인 ‘GPU 서버 확충 사업’(3조 8500억원) 하나가 안전·신뢰 관련 전체 예산의 140배에 달하는 규모다.
내년 안전·신뢰 예산(274억원)은 △AI 안전(AI Safety) 기술개발 R&D(152억원) △안전한 AI 활용 기반 조성(101억원) △AI 신뢰성 및 산업 생태계 기반 조성(21억원) 등 3개 사업으로 구성된다. 이 중 후자 2개 사업은 올해와 동일한 금액으로 동결됐다.
해킹 등 외부 침입을 막는 ‘AI 보안’ 예산(2064억원)을 합산하더라도 전체 AI 예산의 2.5% 수준에 불과하다. ‘AI 안전’은 AI가 자체 통제를 벗어나는 고유 위험에 대비하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보안과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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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에서는 이 같은 투자 불균형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최근 강연에서 “AI 기업들이 성능 강화에 1억 달러를 쓸 때 안전에는 100만 달러만 쓴다”며 ‘100대 1’의 비율을 비판했으나, 우리 정부의 예산 격차는 이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딥러닝의 개척자인 요슈아 벤지오, 제프리 힌턴 교수와 하라리 등 글로벌 석학 25명은 지난 2024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공동 논문을 통해 “주요 기술기업과 공공 재정 주체는 AI R&D 예산의 최소 3분의 1을 안전 분야에 배정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실제로 위험은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오픈AI는 지난 7월 시험 중이던 AI 모델이 격리 환경을 탈출해 외부 기업(허깅페이스) 서버에 침입한 데 이어, 9월에도 유사한 이탈 사고가 발생해 최상위 모델 훈련을 두 차례 중단했다.
정부 역시 위험 인식에는 공감하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9월 “AI R&D와 산업 활용에는 과감히 가속페달을 밟되, 위험에는 제대로 작동하는 브레이크를 갖춰야 한다”며 “속도는 경쟁력이고, 안전은 지속가능성”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주희 의원은 “AI 3대 강국 진입은 필수 과제지만, 브레이크 없는 가속은 경쟁력이 아닌 위험”이라며 “정부가 강조한 ‘제대로 된 브레이크’가 현재 0.3%에 불과하며, 하라리가 비판한 기업 기준 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안전 예산을 전체 AI 예산의 최소 1%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해외 고성능 모델을 직접 검증할 수 있는 자체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번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사를 통해 실질적인 안전 예산 확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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