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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은에 따르면 지난 2월 경상수지는 71억 8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23년 4월(-24억3000만달러)에 적자를 기록한 뒤 22개월 연속 흑자다. 이는 2000년대 들어 3번째 최장기간 연속 흑자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81억 8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달(29억 4000만달러)과 비교하면 흑자폭이 대폭 늘어난 수치다. 이는 전월의 계절요인이 해소됨에 따라 흑자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상품수지를 구성하는 항목 중 수출은 537억 9000만달러로 전년동월비 3.6% 증가했다. 전달 수출이 1년 4개월 만에 감소했으나 2월 들어 다시 증가 전환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2.5% 감소했으나 컴퓨터(28.5%) 중심으로 IT품목의 증가세가 지속됐고, 자동차(18.8%), 의약품(28%) 등 비IT품목도 늘어나면서 증가로 전환됐다.
수입은 456억 1000만달러로 전년동월비 1.3%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의 감소세가 지속됐으나, 자본재 수입이 확대되고, 소비재도 늘어나면서 1개월 만에 증가 전환됐다.
송 부장은 “2월 반도체 수출이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고부가가치 반도체인 HBM, DDR5 등을 중심으로 견조하게 늘고 있다”면서 “여행수지는 겨울방학 해외여행 성수기가 종료되고 설 장기연휴 기저효과 등으로 출국자수가 줄면서 적자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식재산권수지는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관련 지재권 사용료 지급이 늘면서 적자폭이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송 부장은 향후 수출 전망에 대해 “우회 수출을 하는 동남아 쪽에 있는 현지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글로벌 교역이 둔화하면 대중 수출도 감소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앞으로 관세율이 어떻게 조정될지, 주변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송재창 부장과의 일문일답.
-2월 수출 좋았던 것은 트럼프발 관세 정책이 시행되기 전에 선수요가 있었다는 해석이 있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상품 수지 경우 1월에 계절적 요인이 해소되면서 증가 전환한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 수출은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IT 품목의 증가세가 지속된데다가 비IT 품목도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좀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관세 정책 영향도 이미 예상이 됐던 측면이 있고, 중국 제조업에서도 공급이 과잉되는 모습, 작년 경상수지 흑자에 대한 기저효과 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관세 정책의 영향을 조금씩 준비해 나가는 모습이 있을 수 있다.
트럼프 관세 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일지에 대한 측면에서는 기업들이 현재로서는 기존의 재고를 통해 수출을 하면서 그 영향이 아직까지 크지 않다. 3월 같은 경우도 상품 수지가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3월까지는 어느 정도 감내가 가능한데, 4월 이후에는 예상보다 강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이 늘어나고,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품목들도 영향을 받을 것이고, 우회 수출을 하는 동남아 쪽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만 정부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을 하고, 여러 가지 수출 지원을 위한 각종 노력을 하는 과정이고,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세율이 어떻게 조정이 될지, 주변국들이 또 어떻게 대응할지 등 상황 변화를 주시해야 될 것 같다.
-상호관세로 인해 품목별로 여파가 있을 것 같다. 어떤 부문이 타격을 더 받고, 어떤 부문이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한지 궁금하다. 올해 수출 목표 전망치 얼마나 하향 될 것으로 보는가.
△관세 발표가 며칠 전에 됐기 때문에 본격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분석이 좀 이뤄질 필요가 있다. 다만 대미 수출 품목이 높은 품목은 살펴보면 자동차가 절반 정도고, 자동차 부품도 3분의 1 정도다. 철강 부문도 대미 수출 비중이 높아 이런 부문들은 점차적으로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 중국이나 베트남 인도 등 해외 현지 공장에서도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이다.
2025년도 경상 수지 전망은 작년에 비해서 축소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지만, 관세 정책의 여파가 어느 정도 클지에 대해서는 항목별 분석을 한 다음에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3월까지는 괜찮다. 3월까지는 잘 감내했고, 4월 이후의 영향은 급격하게 나빠진다기보다는 점차 시간을 두고 조금씩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확대됐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문이 심화된 것인가.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의 경우가 2월 들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건 좀 일시적인 요인이다. 기업들의 R&D 관련 지식재산권 사용료 지급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측면이 있었다. 기타 사업 서비스 수지도 적자 폭이 좀 늘었는데, 이 또한 일시적으로 보고 있다. 보통은 국내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어떤 기술 서비스라든가 무역 서비스라든가 사업 서비스에 대해서 받는 수입이 있는데, 그 부분 수입이 감소한 영향을 미쳤다. 서비스 품목이 다양하다 보니 일시적 요인들이 중첩이 돼서 나타나는 경우 보였다. 다만 이게 기조적인 흐름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2월 수출이 미국 관세를 앞두고 밀어내기 식으로 나간 건 아닌지에 대한 진단을 다시 한번 해달라. 그리고 4월 이후에도 관세 부과가 점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했는데, 반대로 4월이나 5월 협상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에는 기업들이 수출을 잠시 중단하고 지켜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근거가 무엇인가.
△2월 수출 증가가 밀어내기라는 측면이라는 것은 통계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관세 발표가 작년 말부터 이뤄졌기 때문에 이런 점들을 충분히 감안해서 기업들이 수주를 하지 않았을까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리고 3월까지도 실적이 잘 나왔다. 이 부분은 IT 부문의 견조한 증가세가 영향을 미쳤던 측면들이 있다.
4월부터 점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봤을 때에는, 지금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라든가 반도체 등 주력 수출 품목의 경우에는 대부분 2~3개월 내지는 몇 개월 이전에 선제적으로 계약이 이뤄진다. 그래서 어느 정도 반영 시차가 나타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의 대책도 지켜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 차원에서 그렇게 설명한 부분이다.
-반도체 수출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는데, 지난 설명회 때는 올해 상반기까지 반도체 시장의 업사이클이 유지될 것으로 봤다. 지금도 그 전망이 유효한 것인지.
△반도체의 경우에는 고부가가치 반도체인 HBM, DDR5 부분은 견조하게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2월과 3월에도 쭉 이어지고 있다. 그 다음에 저부가 반도체 DDR 4 경우에는 중국과의 경쟁 등 가격 요인으로 인해 수출이 좀 줄었다. 그렇지만 3월 들어서 다시 또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서 반도체 시장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사이클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고, 어느 정도는 (실적을) 받쳐주고 있는 모습이다.
-본원소득수지가 올해 계속 견조한 흐름으로 상승세를 유지할 거라고 언급했는데, 미국 관세 정책 관련해서 배당이나 이자 관련해서 전망 변화가 있을까.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직접 투자와 증권 투자가 계속 많이 늘어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외 순자산 규모도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에 배당 소득이나 이자 소득은 기본적으로는 안정적으로 견조하게 늘어나는 모습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캐나다, 멕시코, 동남아에 있는 현지 기업으로부터의 배당 소득은 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인해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