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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최소 10년(120개월)을 채워야 은퇴 후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사업장이 보험료를 체납하면 근로자가 실제 일했더라도 해당 기간은 가입기간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는다.
현재 인정된 가입기간은 10년 미만이지만 사업장 미납 기간을 합치면 10년을 채우는 가입자는 13만461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은퇴 연령에 진입한 60세 이상도 2만982명에 달했다.
특히 가입기간이 119개월에 그친 가입자는 5만6883명으로 전체의 42.3%를 차지했다. 회사가 체납한 보험료 중 단 한 달만 추가로 인정받아도 노령연금 수급 요건을 채울 수 있는 규모다.
사업장 미납 이력이 있는 가입자의 미납 기간별로는 △1~5개월 95만4524명 △6~11개월 32만3266명 △12~23개월 15만7833명 △24개월 이상 6만7804명 순이었다.
이미 연금 수급을 포기하고 납부 보험료를 일시금으로 돌려받는 ‘반환일시금’ 수령자 중에서도 체납 피해가 확인됐다.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반환일시금을 받은 이들 가운데 회사 미납 기간을 더했을 경우 10년 가입 요건을 채울 수 있었던 사례는 2823명(체납 기간 총 7만4947개월)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사업주의 체납으로 발생한 불이익을 근로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제도적 모순이다. 국민연금 보험료는 사업주와 근로자가 절반씩 부담하고 납부 의무는 사업주에게 있다. 하지만 사업장이 체납했을 때 근로자가 본인 몫을 직접 내더라도 체납 기간의 절반만 인정받고 기간 전체를 채우려면 사업주 부담분까지 대납해야 하는 실정이다.
국민연금공단도 소병훈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 답변을 통해 “사업주의 체납으로 급여에서 기여금을 공제했음에도 불이익을 받게 된 근로자의 구제 필요성에 충분히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보험료 납부 없이 가입기간을 우선 인정할 경우 기금 재정 부담이 발생하고 성실 납부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공단이 제시한 대책도 고액·상습 체납 사업주의 명단 공개 기준(현행 1년 이상·2000만원 이상에서 1000만원 이상으로) 완화에 그쳐, 근로자 수급권을 직접 구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 의원은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할 법적 의무는 사업주에게 있는데, 사업주가 보험료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무 잘못 없는 근로자가 노후 연금까지 잃을 위험을 떠안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월급에서 보험료를 공제한 사실이 확인됐는데도 근로자에게 다시 돈을 내라고 하는 구조를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근로자의 가입기간을 우선 인정하고 체납사업주에게 책임을 묻는 방안을 포함해, 특히 연금 수급을 앞둔 근로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구제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