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산불 8일째 지속…"앞으로 24시간이 고비"

방성훈 기자I 2025.01.15 09:10:36

추가 화재 발생했지만 예상보다 바람 약해
미리 대비한 덕분에 추가 피해도 제한적
기상청 "몇시간 안에 강풍 돌변 할 수 있어"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시다발적 산불이 8일째 지속되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는 강풍이 거세지 않아 당장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바람의 세기가 언제 돌변할지 모른다는 예보에 현지 소방당국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구조대원들이 14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알타데나에서 이튼 산불로 파괴된 지역을 수색하고 있다. (사진=AFP)


14일(현지시간) CNN방송,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에선 전날 국립기상청(NWS)의 예보대로 새로운 강풍이 남부 지역을 강타했다. 이로 인해 전날 밤 말리부 서쪽 벤투라 카운티에서 추가 화재(오토 산불)가 발생했다. 50에이커(약 0.2㎢)의 면적을 태운 이 화재는 이날 오후 기준 25% 진화된 상태다.

당초 예상보다 바람의 세기가 강하지 않아 추가 피해가 크지 않았다. 이날 오전 샌 가브리엘, 산타 모니카, 산타 수잔나 산맥 일부 지역에서 시속 60~70마일(약 97~112㎞/h)의 돌풍이 불었으나, 바람이 계곡 또는 해안 지역으로 완전히 이동하지 못했다고 CNN은 설명했다. 당초 계곡에서 강풍이 시속 60마일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시속 30마일(약 48㎞) 이하로 유지됐다.

현지 재난당국이 미리 대비하고 있었던 것도 화재를 억제하는 데 주효하게 작용했다. NYT는 마른 강바닥과 말라붙은 초목에서 새로운 화재가 발생했지만 소방관들이 빠르게 진압에 나섰다고 전했다.

미 기상청은 “강풍이 예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는 약했지만, 몇 시간 안에 바람의 세기가 바뀔 수 있다”며 화재 위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CNN은 앞으로 24시간 동안이 고비라고 짚었다.

가장 큰 피해를 낸 팰리세이즈 산불과 이튼 산불은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팰리세이즈 산불의 진압률은 전날 14%에서 이날 17%로 확대했다. BBC는 아직도 5분의 1도 진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튼 산불 진압률도 33%에서 35%로 늘었다. 지금까지 팰리세이즈 산불은 2만 3000에이커(약 93㎢), 이튼 산불은 1만 4000에이커(약 57㎢)의 면적을 태웠다. 두 화재에 따른 추가적인 건물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현재 주민 8만 8000명에게는 대피명령이 내려졌으며, 8만 4000명에게는 대피 준비 경고가 발령된 상태다. 앤서니 마론 LA카운티 소방서장은 주민들에게 향후 상황이 악화할 경우 대피 경보가 확대할 수 있다며 “정전에 대비하고 대피명령이나 경고를 받으면 즉시 집을 떠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현재까지 보고된 사망자 수는 전날과 같은 24명이다. 실종신고는 24명으로 1명 추가됐다. 현재까지 소실된 건물은 1만 2300여채에 달한다.

LA 소방당국 대변인인 에릭 스콧 대위는 “화재를 완전히 진압하기까지 느리고 힘든 과정이 될 것”이라며 “몇 주 또는 그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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