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설연휴에 협력사 대금 조기 지급 줄이어…中企 숨통 틔우나

김세연 기자I 2025.01.17 11:55:09

시멘트, 홈쇼핑은 물론 대·중견기업까지 조기 대금 지급
협력사 현금 유동성 높이는 등 상생협력 도모
“연쇄적으로 자금 흐름 빨라져…내수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6일간의 긴 설 연휴를 앞두고 대·중견기업의 협력사 대금 조기 지급이 이어지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 대내외적 불안정성 등으로 중소기업 자금난이 이어지자 이를 돕기 위한 상생 협력 분위기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
한일시멘트(300720)는 지난 13일 협력사에 총 600억원 규모의 대금을 조기 지급했다. 예년보다 최대 2주 앞당긴 것이다. 한일시멘트는 명절마다 600억원 안팎의 대금을 조기 지급하며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도모해왔다. 건설경기 침체 및 고환율로 자금난을 겪는 협력업체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의도다.

소상공인 및 중소 유통업체와 교류하는 홈쇼핑 업계도 대금 조기지급에 나섰다. 공영홈쇼핑은 220억원 규모 협력사 대금을 조기 지급했다. 지난 추석과 같은 규모다. 공영홈쇼핑 관계자는 “설을 앞두고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 부담을 덜어주고자 올해도 조기 지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A홈쇼핑도 지난해보다는 적은 규모지만 협력사에 대금을 조기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SK하이닉스(000660) 1330억원, BGF리테일(282330) 300억원, HD현대(267250) 3500억원, 포스코이앤씨 420억원, KT(030200) 1194억원 등 협력사 대금 조기 지급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3주 가량 앞당긴 시점에 대금을 조기 지급해 협력사의 현금 유동성을 높이고 생산 동력 확보를 돕겠다는 취지다.

대·중견기업을 중심으로 대금 조기 지급이 이뤄지면 연휴 이후 2·3차 협력사의 원부자재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 산업 구조를 고려하면 보통 대·중견기업 1차 협력사에 이어 2·3차 협력사로 자금이 전달된다. 긴 명절 기간 대금 지급이 멈추면 2·3차 협력사나 그보다 더 후에 대금을 받게 되는 4·5차 협력사 등은 연휴 이후 대금 지급이 늦어진다. 휴일이 아닌 정상적인 업무일에 자금 조달 어려움이 생겨 생산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되는 셈이다.

특히 이번 명절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31일을 전사적인 휴무일로 지정하거나 휴무를 권장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31일을 쉬게 되면 25일부터 내달 2일까지 ‘9일 연휴’를 맞게 된다. 이에 명절 전 발 빠른 대·중견기업의 대금 조기 지급이 중소 협력사들의 숨통을 틔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반성장위원회 관계자는 “대기업을 시작으로 1차 및 2·3차 협력사에 대금 조기 지급이 이뤄지면 기업 내부적으로 도움이 되고 내수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자재 업계 관계자도 “대금 지급 지연에 대한 리스크가 축소될 것”이라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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