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벨기에, 中 이중국적 연구원 체포…"반도체 기밀 유출 정황"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방성훈 기자I 2026.09.08 11:05:42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질화갈륨 기술 불법 유출 혐의…52세 男 검거
전기차·항공우주·군사 전용 가능한 기술
벨간 입사 몇 달 뒤 중국에 동종업체 설립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벨기에 경찰이 자국 반도체 기업의 기밀을 빼내 중국 경쟁사에 넘긴 혐의로 이중국적 연구원을 체포했다. 첨단 기술을 둘러싼 유럽연합(EU)과 중국의 갈등이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사진=AFP)
(사진=AFP)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벨기에 연방검찰청은 이날 간첩 행위와 범죄단체 가담, 회사 자산 유용, 회사 기밀 불법 유출 등의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체포된 사람은 벨기에와 중국 국적을 함께 가진 52세 남성으로, 첨단 질화갈륨 반도체를 만들던 벨기에 기업 벨간의 선임 연구원이었다. 벨간은 2024년 7월 파산 선고를 받으면서 400명 넘는 직원이 일자리를 잃었다.

검찰은 이 남성이 벨간에 근무하면서 동시에 벨간과 비슷한 제조 활동을 하는 중국 기업의 이사로 활동했다는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중국 기업은 그가 벨간에 입사한 지 몇 달 뒤에 세워졌고, 중국계 투자펀드로부터 자금을 받았다.

검찰은 “수사 결과 질화갈륨 반도체 생산과 관련된 전문 지식재산권과 영업비밀이 해외로 불법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전기차와 항공우주, 군사 분야에 두루 쓰이는 기술”이라고 밝혔다.

이 남성은 지난 5월 10일 브뤼셀 공항에서 베이징행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붙잡혔고, 이후 재판을 기다리며 구금돼 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데이터 저장장치와 전자 통신 기록을 확보했으며, 이 사건과 관련해 또 다른 용의자를 쫓고 있다. 이 남성의 변호를 맡은 디미트리 드 베코 변호사는 그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기술과 자원을 둘러싼 EU와 중국의 마찰이 격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네덜란드 정부는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이 가장 앞선 장비를 중국에 파는 것을 막았다.

또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의 중국인 대표 장쉐정이 장비와 기술을 자신의 중국 회사로 옮길 위험이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오자 회사를 일시적으로 관리하기도 했다. 장쉐정은 혐의를 부인하면서 유럽인 경영진이 회사를 잘못 운영했고 자신은 공급망을 튼튼히 하려 중국 내 생산을 강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중국 정부는 이 조치를 강하게 비판하며 넥스페리아 중국 법인의 EU 수출을 한때 금지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군수 생산을 도왔다는 이유로 일부 중국 기업을 제재했고, 중국은 EU 국가에 일부 희토류 판매를 제한하고 군사 목적으로 쓰일 수 있는 물품을 받지 못하도록 14개 기업을 지정했다.

벨기에에서는 최근 중국과 관련된 간첩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벨기에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군최고사령부(SHAPE)에서 중국계 캐나다인 인턴이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해에는 유럽의회 극우 성향 의원의 보좌관이 중국을 위해 첩보 활동을 한 혐의로 징역 4년 9개월을 선고받았다. 독일 법원은 이 보좌관 궈젠이 브뤼셀에서 막시밀리안 크라 의원 밑에서 일하며 기밀문서를 중국 당국에 넘겼다고 판단했다.

주벨기에 중국대사관은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