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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BBB 플랫폼 또 샀다…ABL바이오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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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경 기자I 2026.07.08 08:06:03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일라이릴리가 에이비엘바이오(298380)(ABL바이오)에 이어 스웨덴 바이오기업 바이오악틱(BioArctic)의 혈액-뇌관문(BBB) 셔틀 플랫폼까지 확보하면서 BBB 전달 플랫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릴리가 서로 다른 BBB 플랫폼을 잇달아 도입한 만큼 내부 경쟁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BBB 플랫폼 시장 커질수록 경쟁도 치열

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일라이릴리는 지난달 바이오악틱과 최대 8억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의 BBB 플랫폼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오악틱의 트랜스페린 수용체(TfR) 기반 BBB 셔틀 플랫폼 ‘브레인트랜스포터’(BrainTransporter)를 릴리의 비공개 신경퇴행성질환 후보물질에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바이오악틱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를 에자이와 공동 개발한 기업이다. BBB 플랫폼 분야의 대표 기업으로도 꼽힌다. 브레인트랜스포터 관련 계약만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에자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노바티스와도 관련 기술협력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BBB 플랫폼은 약물이 BBB를 통과하도록 돕는 전달 기술이다. BBB는 외부 유해물질이 뇌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 유해물질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항체 등 대분자 치료제가 뇌 안으로 전달되는 것도 차단한다. 이에 따라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등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개발에서 BBB를 효율적으로 통과시키는 전달 플랫폼이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이 BBB 플랫폼 확보에 적극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BBB 플랫폼은 크게 TfR, IGF1R, CD98, 신규 표적 기반으로 구분된다. TfR은 로슈, 디날리, 바이오악틱 등 가장 많은 기업이 개발하는 대표 플랫폼이다. 최근에는 CD98을 활용한 플랫폼도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며, 키노토처럼 새로운 BBB 표적을 발굴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릴리 역시 2024년 키노토(BBB 전달 플랫폼명 ‘키노트랜스’)를 시작으로 상가모 테라퓨틱스(STAC-BBB), ABL바이오(그랩바디-B), 바이오악틱(브레인트랜스포터)까지 서로 다른 BBB 플랫폼을 확보하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릴리의 복수 플랫폼 전략…ABL 영향은

한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는 “바이오악틱 계약은 특정 후보물질 하나에 적용되는 프로젝트인 반면 ABL바이오는 플랫폼 자체를 다수 프로그램에 적용하는 계약”이라며 “이번 계약만으로 ABL바이오의 계약 가치가 훼손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릴리가 복수의 BBB 플랫폼을 확보한 만큼 향후 임상 데이터와 개발 성과에 따라 플랫폼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약개발사 임원은 “TfR과 IGF1R은 적응증에 따라 용도가 구분되는 플랫폼이라기보다 결국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술”이라며 “둘 다 항체를 BBB 안으로 전달하는 방식이고, 개발사마다 어떤 수용체를 활용하느냐와 플랫폼 설계에 따라 전달 효율과 안전성이 달라질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릴리가 이미 ABL바이오 플랫폼을 확보한 상황에서 바이오악틱 플랫폼까지 도입한 만큼 내부적으로 비교·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릴리가 다양하게 테스트를 하고 있지만 향후 임상 데이터가 축적되면 경쟁력이 입증된 기술 중심으로 개발 역량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IGF1R 플랫폼은 아직 임상 검증을 더 거쳐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현재 임상 단계에 진입한 IGF1R 기반 BBB 셔틀은 ABL바이오의 그랩바디-B를 적용한 사노피의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이 사실상 유일하다. 사노피는 지난해 ABL301의 임상 1상을 완료했지만, 최근 파이프라인 우선순위를 조정하면서 ABL301을 핵심 개발 자산보다 후순위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IGF1R 기반 플랫폼의 경쟁력은 후속 임상 데이터를 통해 입증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에 대해 ABL바이오는 오히려 IGF1R 플랫폼이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회사에 따르면 그랩바디-B는 TfR 기반 플랫폼과 달리 전신 대비 뇌 발현 비율이 높고, BBB를 통과한 뒤 약물이 뇌 조직 깊숙이 전달될 가능성이 크다. 또 비임상 연구에서는 TfR 기반 셔틀에서 관찰된 빈혈 등 혈액학적 부작용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IGF1R의 발현 특성상 뇌 밖으로 약물이 역이동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장점은 현재 비임상 연구를 중심으로 제시된 결과로 향후 임상 검증이 필요하다.

ABL바이오는 이번 바이오악틱 계약이 기존 협력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ABL바이오 관계자는 “릴리와 진행 중인 공동연구는 구체적인 개발 단계는 공개할 수 없지만 예정대로 순항하고 있다. 바이오악틱 계약 이후에도 연구개발 방향이나 공동개발 범위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다양한 BBB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은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릴리 역시 키노토, ABL바이오, 바이오악틱 등 여러 플랫폼을 동시에 확보하는 멀티 플랫폼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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