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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행은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7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서 “지금 우리는 나라 안팎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민적인 통합이 매우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가 좌우될 수 있는 중대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이념과 세대, 지역과 계층 간의 갈등을 넘어서지 못하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우며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도 불가능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 대행은 그러면서 ‘화합’과 ‘상생’을 강조했다. “모두가 희생자이기에 모두가 용서한다는 뜻으로 모두가 함께 이 빗돌을 세우나니, 죽은 이는 부디 눈을 감고 산 자들은 서로 손을 잡아라”는 제주 영모원 위령비문을 인용한 한 대행은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며 다시 일어선 4.3의 숨결로 대한민국을 하나로 모으고 미래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진정한 화합과 통합의 시대를 열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 대행의 추념사는 다음 날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헌재는 4일 오전 11시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선고한다. 지난해 12월 국회가 윤 대통령을 탄핵한 지 111일째 되는 날이다. 이미 비상계엄 사태와 윤 대통령 탄핵을 거치며 사회 갈등이 격화된 상황에서 선고 결과에 따라 그 골이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한 대행은 이념 갈등으로 희생된 4·3 영령을 애도하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그는 “제주 4·3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희생자와 유가족분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기본 책무”라며 진상 조사와 유해 발굴, 생존자 심리 치료 확대 등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