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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3월 예비인가 신청 접수를 시작으로 금감원 심사를 거쳐 오는 12월께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예비인가 여부를 의결할 계획이었다.
이를 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상황에 약 1년이 소요되는 이번 제4인뱅 인가 과정도 불확실하게 진행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에 ‘혁신의 메기’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추진된 것이 제4인뱅 논의인 만큼, 윤 대통령의 입지가 흔들리자 정책 추진 동력도 약해졌다.
유뱅크 컨소시엄은 예비인가 신청 시점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유뱅크 측은 “불안정한 경제와 정국 상황을 고려한 전략적인 선택”이라며 “내부적으로는 현재와 같은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결할 것으로 예상하는 2025년 하반기 중 예비인가 신청을 다시 추진하기로 합의를 이룬 상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뱅크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금융위가 지난 2023년 7월께 발표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이다. 당시 금융위는 과점 구조인 은행 산업을 언제든지 경쟁자가 진입할 수 있는 경합시장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금융당국이 인가 방침 발표 후 신규 인가 신청 심사가 진행됐으나, 앞으로는 충분한 건전성과 사업계획 등을 갖춘 사업자에게 엄격한 심사를 거쳐 신규 인가를 하겠다는 내용이다. 유뱅크 측은 추후 ‘상시인가’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며 인가 작업을 연기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유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시중은행이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유뱅크 컨소시엄에는 렌딧을 비롯해 현대해상, 루닛, 자비스앤빌런즈, 트래블월렛, 현대백화점, 대교, MDM플러스, 네이버클라우드, SK텔레콤 등이 참여한다.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이 참여를 확정한 한국소호뱅크(KSB)와 비교하면 대형 은행의 참여가 부족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이 유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했으나 기업은행 측도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고려해 이번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선을 그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불확실성도 있고 기업은행으로서의 역할이 강조되는 시기다 보니 여러 가지를 고려했다”며 “현재로선 앞으로 참여계획도 없으나 상황이 바뀌면 그때 가서 다시 검토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더존뱅크는 인뱅 설립 계획을 철회했다. 주도기업인 더존비즈온은 “단기적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는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기존 비즈니스 솔루션의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새로운 금융 플랫폼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전략 전환에 나서겠다”고 했다.
더존비즈온이 주도하는 더존뱅크 컨소시엄에는 더존비즈온과 오랜 관계를 맺어온 신한은행이 상당한 지분을 투입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손해보험업계 ‘빅3’ 중 하나인 DB손해보험 역시 공식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였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인뱅은 저희 기업용 솔루션을 쓰는 기업 고객을 위한 서비스 개념을 확장한 차원이었다”며 “이를 위해선 은행에 참여하지 않고도 금융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계속하면서 전략을 전환해도 된다고 경영진이 판단한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더존비즈온이 지난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하도급법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을 두고서 인가 심사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과도한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더존뱅크와 유뱅크가 빠지며 이번 예비인가 심사에는 소소뱅크, 포도뱅크, 한국소호은행, AMZ은행 등 4곳이 남아 신규 인가를 위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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