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9월15일 08시2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약 1조4000억원을 투입해 송도 바이오캠퍼스 제1공장을 완공했지만, 공장을 돌릴 일감을 확보하지 못하며 대규모 고정비만 부담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특히 공장 준공에 따라 건물과 설비에 대한 감가상각 규모도 대폭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트랙 레코드가 없는 후발주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가격을 후려치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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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1공장 준공…감가상각비 부담 본격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월 송도 제1공장 건설을 완료하고 사용승인을 받았다. 2024년 착공 이후 약 2년 만이다. 송도 1공장은 항체의약품을 생산하는 12만리터(ℓ) 규모 시설로, 미국 시러큐스 공장까지 합치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전체 생산능력은 16만ℓ를 확보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장기적으로 송도에 2·3공장을 추가해 전체 생산능력을 40만ℓ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송도 1공장은 약 1조40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시설로 공장 준공 이후 설비 유지 비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은 대규모 수주 사업이라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 수익성 확보로 직결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문제는 지난 6월 제1공장 준공과 함께 생산설비에 대한 감가상각이 본격화했다는 점이다. 건설 과정에서 투입된 공사비와 생산설비는 유형자산으로 인식된 뒤 내용연수에 걸쳐 감가상각비로 비용 처리되는데, 수주 공백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이 감가상각 비용에 대한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감가상각비는 실제 현금이 빠져나가는 비용은 아니지만 영업이익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계정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최소한 감가상각비를 충당할 만큼의 이익을 내야 흑자로 인정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감가상각비로 지출한 비용은 290억원 수준으로 나타난다. 이때는 공장 준공 전이라 대부분 투자금이 건설 중인 자산으로 잡혀 감가상각비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공장 준공 이후 큰 폭의 감가상각비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건설중인자산으로 잡힌 장부금액은 9593억원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1공장을 건설하는 데 투자한 1조3000억원과 얼추 비슷한 규모다.
실제로 감사보고서 주석 내 ‘송도 바이오 플랜트 건설을 위한 부지매입 및 생산설비 취득’ 약정금액은 1조2326억원으로 기재돼 있다. 토지의 취득원가가 258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감가상각 대상인 유형자산 규모는 대략 1조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유형자산 성격에 따라 건물은 40년, 구축물은 10~20년, 기계장치 5~15년 등의 정액법에 따라 감가상각한다고 감사보고서에 명시하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인 자산이 어떤 항목에 포함될지는 알 수 없지만, 보수적으로 전액 건물로 잡힌다고 하더라도 현재 감가상각비의 2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유형자산 비율에 따르면 기계장치가 44%를 차지하는 만큼, 이를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대입할 경우 감가상각비 규모가 1000억원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도 분석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공장 준공에 따라 감가상각 규모도 커지는 것은 맞지만, 정확한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회계법인의 외부 평가를 통해 연말쯤 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수주 아직…후발주자 롯데의 진입 전략은
올해도 어느새 4분기 진입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 같은 대규모 생산능력을 뒷받침할 수주 소식을 들려오지 않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 초 일본 라쿠텐메디칼과 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주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지금껏 수주한 물량은 대규모 상업 생산과는 거리가 먼 임상 단계의 소량 수주뿐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현재 ‘빅파마’(Big Pharma)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따내기 위한 영업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안에는 1~2개의 대형 수주를 따내 최대한 빠르게 트랙 레코드를 쌓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장 준공 시기와 상업화 단계 일정도 앞당기는 승부수를 띄웠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고객사들로부터 공장 준공 시기를 앞당겨달라는 요청들이 있었다”며 “이를 반영해 당초 올해 연말이었던 공장 준공 시기를 6개월 앞당기며 빠르게 수주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1월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충족을 목표로 시운전과 생산설비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빅파마 대형 수주가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문제는 복잡해진다. 공장은 완공됐지만 생산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감가상각비와 고정비가 손익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영업적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후발주자라는 점은 부담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론자 등 기존 글로벌 CDMO 업체들은 이미 대규모 생산시설과 트랙 레코드를 확보하고 있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를 뛰어넘을 장점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수주 가격을 낮춰서 일단 시장에 진입하는 전략을 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미 글로벌 의약품 CDMO 시장의 생산능력이 충분하고 국내서도 대형 공장이 잇따라 들어서기 때문에 이 같은 전략이 과연 통할지 의심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이라는 글로벌 브랜드 이름 덕분에 그나마 빠르게 시장에 진입했다”며 “롯데가 고객사 확보를 위해 마진을 양보하더라도 다른 곳에서도 안전하고 저렴하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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