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라디오 진행자 “종북 주사파가 尹에 ‘내란 수괴’ 누명 씌웠다”

권혜미 기자I 2024.12.11 11:02:19

KBS 라디오 ‘전격시사’ 진행자
최근 개인 유튜버 채널서 尹엄호
“대통령, 법률·헌법 위반한 것 없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하차 요구도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KBS에서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보수 성향의 시사평론가 고성국 씨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KBS 라디오 ‘전격시사’ 진행을 맡고 있는 고씨는 지난 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과 대담 방송을 진행했다.

시사평론가 고성국씨.(사진=유튜브 KBS 1라디오 캡처)
이날 고씨는 “종북 주사파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내란수괴라는 누명을 덮어씌워 자유 우파를 완전히 궤멸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비상계엄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법률을 위반한 것도 없고 헌법을 위반한 것은 더구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종북 주사파들 입에서 터져 나오는 주장들이 좌편향 언론들에 의해 무분별하게 전파되면서 윤 대통령을 내란수괴로 몰고, 윤 정부와 국민의힘과 자유우파 국민들을 내란 세력으로 몰아가는 내란 모략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도 했다.

또 고씨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비판하며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동이 불가피하게 이뤄졌음에도 당 대표라는 자가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보다 먼저 함께 저지하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했다.

지난 7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개최된 윤 대통령의 탄핵 촉구 집회에 대해선 “광화문 국민 혁명 세력의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종북 주사파들이 탄핵 저지를 위해 모여서 마치 잔칫집처럼 여의도를 점령하고 떠들어댔다”며 “그런데 (탄핵 표결이) 저지당했으니 얼마나 실망이 컸겠나”라고 했다.

사진= KBS 전격시사 청취자 게시판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한 발언이었지만 고씨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 본부는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고성국은 윤석열의 위헌적 발상에 동의하는 것을 넘어, 앞장서 극우층을 자극해 내란을 옹호하도록 부추기기까지 하고 있다”며 “공영방송의 시사 라디오 진행자가 아무리 개인방송이라지만,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하면서 권력 비호를 할 수 있는가”라고 라디오 하차를 요구했다.

11일 ‘전격시사’ 시청자 게시판에도 “진행자 바꿔달라”, “듣는데 불편하다”, “내란 동조범이 진행을 하냐” 등의 항의성 댓글이 쏟아졌다.

한편 고씨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과 2014년에도 KBS 라디오 진행자로 낙점됐다가 정치 편향성 등 논란으로 하차한 바 있다.

고씨는 박민 전 KBS 사장 재임 시절인 지난 5월 20일부터 ‘전격시사’ 진행을 맡게 됐다. 고씨의 발탁 소식에 KBS 내부 구성원들이 반발을 하자 KBS 측은 “인지도와 화제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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