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호·고혁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AI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데이터 전송 속도를 개선하기 위한 고용량 제품의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번 대규모 공급 계약 공시는 이러한 시장 흐름을 명확히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전날 AI용 다품종 MLCC 판매·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약 1조722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 대비 9.5%에 해당하는 규모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간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번 계약 상대방은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및 AI 서버 공급사일 것으로 추정됐다. 계약금액 1조원은 2027년 삼성전기(009150) 의 연간 MLCC 예상 매출 가운데 12.3%에 달하는 수준이다. 통상 핵심 고객사의 연간 구매 규모가 5000억원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대형 수주라는 평가다.
앞서 삼성전기는 단일 품목 계약으로 2027년 7500억원 수준을 2개 회사에 공급하기로 계약한 바 있다. 이번 추가 계약을 포함해 회사가 3개 고객사로부터 확보한 2027년 MLCC 매출액만 총 1조7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IBK투자증권은 하이엔드 MLCC 수요 급증이 공급 부족과 판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회로 내 전류 공급을 안정화하고 노이즈를 제거하는 핵심 부품인 MLCC의 가격 인상이 가속화되면서 수익성 개선 폭도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운호 연구원은 “하이엔드 제품의 수요 확대가 공급 부족과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 개선 속도가 이전 전망치보다 가팔라지고, 전 고점(40% 수준)을 웃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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