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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163억원 규모의 6300ETH가 이듬해 가상자산 장외매매(OTC) 사업자에게 넘어갔다. 이는 2022년 4월28일~5월2일 3000ETH(약 111억원), 같은 해 12월23일 3300ETH(약 52억원)다. KOK 자금이 김씨 지갑으로 옮겨진 지 6개월여 뒤부터 빚 상환에 쓰인 셈이다. 상환 시점은 KOK 한국어 서비스가 종료된 2022년 3월 이후다. 이 시기는 국내 투자자들 출금이 막혀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던 때다.
자금 이동 시점은 법정 증언과도 맞물린다. 지난해 12월8일 울산지법 KOK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가상자산 장외매매(OTC) 사업자 황모씨는 김씨에게 이더리움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고 상환받은 과정을 증언했다. 황씨에 따르면 김씨는 2022년 4~7월 이더리움이 든 콜드월렛을 담보로 맡기고 4차례에 걸쳐 30억~50억원씩 빌렸다. 보고서에 나타난 2022년 4월 말~5월 초, 12월의 이더리움 이체는 황씨가 상환받았다고 증언한 시점과 일치한다.
황씨는 대부업자로 활동하며 상장회사 주식과 경영권 등을 담보로 수백억원대 대출을 취급해왔다. 2021년 3월부터는 가상자산을 거래소 시세보다 2%가량 싸게 매입한 뒤 거래소에서 매도해 차익을 남기는 OTC 거래도 시작했다.
문제는 이더리움의 출처다. 황씨는 법정에서 “김씨 본인 거라고 했다. 원래 가지고 있던 거라고 이야기했다”고 증언했다. 돈은 회사 운영 자금과 게임 개발 비용에 쓴다고 들었다고 했다. 황씨는 검사가 KOK 플레이와 관련된 돈인 줄 몰랐느냐고 묻자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당시 김씨와 김씨측 변호인은 이같은 증언에 별도 반박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황씨에게 넘어간 이더리움 6300개는 KOK 자금모집 지갑에서 김씨 지갑으로 들어온 3만1ETH 가운데 일부다. 김씨가 담보 이더리움을 개인 소유라고 설명했다는 법정 증언과 달리, 상환 자금은 KOK 운영자금에서 비롯됐다는 의미다.
앞서 이데일리는 황씨의 법정 증언 등을 토대로 KOK 사건의 자금세탁 총책으로 지목된 장모씨가 OTC 거래를 통해 600억원대 가상자산을 현금화한 정황을 보도했다. 이번 분석에서는 주동자로 알려진 김씨의 채무 상환에 사용된 가상자산도 KOK 운영자금 모집 지갑에서 유입된 정황이 드러났다. (참조 이데일리 10월2일자 <[단독]‘KOK 자금책’ 드러난 수법…사채시장서 600억원대 현금화>)
검찰은 KOK의 투자자 모집과 수익 지급 구조가 정상적인 사업 수익이 아닌 후순위 투자자의 자금에 의존한 다단계 사기라고 판단했다. 이에 KOK재단 운영에 관여한 김씨 등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김씨 등 일부 피고인에 대한 형사 1심 재판은 울산지법에서 진행 중이다. 재판부는 다음 달 16일과 12월14일 공판을 열고 증거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김씨 개인 소유라고 증언된 담보 자산과 추적한 KOK 운영자금의 관계가 규명될지 주목된다.
경찰 차원의 추가 수사 가능성도 있다. 최보현 울산경찰청장은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OK코인 은닉 자금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하자, “그렇게 하겠다”며 “앞으로도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은) 피해액 4044억원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수사하겠다”고 답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코어시큐리티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 박정섭 팀장·구시현 주임연구원은 “KOK 투자자들의 출금이 제한된 상황에서 자금모집 지갑으로부터 유입된 대규모 이더리움이 개인 채무 상환에 사용된 정황이 주목된다”며 “온체인 거래 기록상 자금의 출처와 이동 경로가 확인된 만큼, 해당 자금이 본래의 모집 목적과 다르게 사용됐는지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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