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3일(이하 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최근 미 경기지표의 부진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평가절하했고 이 여파로 시장은 내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94%까지 높여 잡았다.
연준은 2~3일 통화정책회의 격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5월 정례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0.75~1.00%로 동결키로 했다. 시장의 예상대로다. 발표 후 미 달러 가치가 오르고 미 국채수익률도 상승했다. 달러 가치는 이날 엔화와 비교해 0.4%, 유로화 기준으로도 0.17% 올랐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1.2859%에서 0.0259%포인트 올랐다.
6월13~14일 FOMC 정례회의에서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연준의 발표 후 투자자들이 기준금리 변동 확률에 투자하는 연준 펀드 선물(Fed fund futures)의 인상 확률은 67%에서 94%로 급등했다. 3월과 6월에 한 차례 올린 후 9월께 한 차례 더 올린다는 것. 연준은 지난해 12월과 올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렸다. 또 올해 총 세 차례, 즉 앞으로 두 차례 추가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번 회의 때도 명확한 발언은 없었지만 그 기조에는 변화가 없었다는 게 대부분 현지 전문가의 판단이다.
|
연준의 이날 발표에 밸런스시트 정상화에 대한 힌트는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오는 24일 이번 회의록이 공개돼야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리라 전망했다. 연준은 2007년 미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4조5000억달러(약 5100조원) 규모의 채권 등 자산을 매입하며 밸런스시트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최근 경기 정상화에 따라 금리 인상과 함께 매입한 자산을 시장에 도로 내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 3월 FOMC 정례회의록에선 경기 성장세가 현 수준을 이어간다면 올 연말께부터 이를 시행할 수 있다고 암시했다.
애버딘 어셋 매니지먼트의 전략가 루크 바톨로뮤는 “이번 금리 동결은 예상된 일”이라며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최근 경기지표 부진을 어떻게 판단하는 지였고 연준은 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평가절하했다”고 말했다. 또 이곳 선임 마켓 애널리스트인 네일 윌슨은 “연준이 내달 금리를 올릴 계획이라면 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내주부터는 이를 암시하는 신호를 주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