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노동력조사
내년 3월까지 52.7만명 채용..5.9% 감소
탄핵정국 경기악화 미반영..더 줄어들 수도
[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내년 1분기까지 반년간 종사자 1인 이상 기업들의 채용계획 인원이 1년 전보다 3만 300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로 기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데 필요한 인력이 줄어든 영향이다. 한파가 닥친 청년층 취업 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 2024 부산 ICT 일자리 박람회가 열린 지난 11월 20일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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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30일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를 보면,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는 올해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52만 7000명을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5.9%(3만 3000명) 감소한 규모다.
사업체의 ‘부족인원’이 52만 2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4.2% 줄어든 영향이다. 부족인원은 채용여부나 계획과 무관하게 사업체의 정상적인 경영과 생산시설 가동, 고객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보다 더 필요한 인원을 뜻한다. 부족인원 감소는 경영사정 등의 이유로 사업체들의 직원 채용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재훈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적극적 구인에도 채용하지 못한 ‘미충원인원’이 줄어들면 부족인원도 감소하게 되는데 이번에 미충원인원이 줄었다”며 “여기에 경기가 좋지 않으면 부족인원이 ‘없다’고 응답함에 따라 채용계획이 같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악화하면 생산 주문 자체가 줄어들고 이에 따라 부족인원 또한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자료=고용노동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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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실제 채용계획 인원은 이번 조사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월 1일을 기준으로 향후 6개월간 채용 계획을 물은 것으로 탄핵 정국이 반영되지 않았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기업 경영 환경은 급격히 악화한 상태다. 김 과장은 “탄핵 사태에 따른 영향은 내년 4월의 상반기 조사에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이미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은 청년층 고용 시장의 취업 문턱은 더 올라갈 전망이다. 지난달 15~29세 취업자 수는 366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8만명 줄어 청년층 고용률이 7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20대 ‘쉬었음’ 인구도 전년 동월 대비 6만 5000명(20.2%) 급증했다. 정부는 지난 11일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 전담반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청년·소상공인 등 고용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산업별 채용계획 인원은 제조업이 11만 5000명으로 가장 많았으나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 역시 17.3%(2만 4000명)로 가장 큰 수준이다. 도매 및 소매업(6만 2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5만 3000명) 등도 감소폭이 컸다. 직종별로는 제조 단순직 채용계획 인원이 36.1%(1만 2000명) 감소했으며 정보통신 연구개발직 및 공학기술직이 19.6%(5000명) 줄어드는 등 연구개발 분야 채용계획도 크게 줄었다.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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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악화는 사업체 종사자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고용부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국내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는 2016만 4000명으로 1년 전보다 8만 1000명(0.4%) 늘었다. 종사자는 늘었으나 2021년 3월(7만 4000명 증가) 이후 44개월 만에 증가폭이 가장 작았다. 특히 건설업에서 8만명(5.3%)이 빠져나가는 등 종사자 증가폭 둔화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