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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형 약국 몰려온다…그 옆 동네약국은 '폐업' [데이터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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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선 기자I 2026.08.28 08: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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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약국 2만 5847곳 AI전수조사 해보니
창고형 약국 120곳...10곳 중 9곳 2년 새 '신장개업'
인근 약국 폐업 사례도…약국가 생존경쟁 격화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대량 구매와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이른바 ‘창고형 약국’이 전국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불과 1~2년 사이 수백평 규모 약국이 전국 곳곳에 들어서면서 기존 소규모 약국이 문을 닫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창고형 약국. (사진=연합뉴스)
창고형 약국. (사진=연합뉴스)
27일 이데일리는 AI 기반 머신러닝 분류모델을 구축해 행정안전부 전국 약국 인허가 데이터를 분석했다. 영업 중인 약국 2만5847곳의 사업장 면적과 상호명 특성을 AI가 학습하도록 한 뒤 창고형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선별하고, 기자가 실제 영업 형태를 다시 확인해 2026년 8월 20일 기준 120곳을 최종 분류했다.

창고형 10곳 중 9곳 2년 새 ‘신장개업’

창고형 약국이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부터다.

창고형 약국 120곳 중 지난해 문을 연 곳은 27곳, 올해 83곳으로 전체의 91.7%(110곳)가 2년 내 개점했다. 특히 올해는 8월 20일까지 지난해 전체 개설 수의 3배를 넘어섰다. 최근 두달 새에만 6월 14곳, 7월 20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

창고형 약국 몰려온다…그 옆 동네약국은 '폐업' [데이터인사이트]
규모도 컸다. 창고형 약국 평균 면적은 약 165평(546㎡)으로 일반 약국의 면적 60.0㎡(약 18평)의 9배가 넘었다. 과거에도 ‘대형약국’ ‘백화점약국’ 식의 명칭으로 넓은 매장을 갖춘 약국이 있었지만, 창고형 약국은 넓은 매장에 의약품·건강기능식품 등을 대량으로 진열하고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비교해 고르는 방식으로 더 진화한 형태로 나타난다. 소비자는 한눈에 다양한 약을 비교하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약국 쇼핑’이 유행하기도 한다.

창고형 약국 몰려온다…그 옆 동네약국은 '폐업' [데이터인사이트]
입지도 병의원 인근에 위치하는 기존 처방 중심 약국과 달라지는 모습이다. 주소만으로 대형마트나 아울렛 등 상업시설 입점이 명확하게 확인된 곳은 최소 16곳(13.3%)이었다. 특히 임대료 부담이 덜한 비수도권에 창고형 약국이 절반 이상(52.5%, 63곳) 확인된다. 시도별로는 경기도가 41곳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12곳, 강원과 대구 각각 8곳, 경남 7곳 순이었다.

창고형 인근 약국 16곳 ‘폐업’...생존경쟁 격화

창고형 약국이 들어선 뒤 인근 기존 약국이 폐업한 사례도 확인됐다.

지난 2월 경기 안양에서 창고형 A약국이 개점하자 약 311m 떨어진 B약국은 한 달여 뒤 폐업했다. 경기 수원에서도 지난 1월 창고형 C약국이 문을 열자 인근 약 476m에 있던 D약국이 3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서울 관악에서 지난해 말 문을 연 E약국 인근에서도 기존 약국이 폐업한 사례가 확인됐다.

창고형 약국 78곳(개점 후 3개월 이상)의 반경 500m 내에서는 기존 약국 16곳이 3개월 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사 업계에서는 창고형 약국이 기존 처방 조제 중심의 약국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창고형 약국이 의약품으로 가격 경쟁을 벌이며 일반 공산품처럼 판매할 경우 약물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논란이 커지면서 규제도 현실화됐다. 국회는 지난 26일 ‘창고’나 ‘마트’ 등 의약품을 공산품처럼 인식하게 하거나 과다 소비를 부추길 우려가 있는 표현을 약국 명칭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보건복지부도 최근 창고형 약국 등장에 따른 의약품 남용 우려를 개정 배경으로 들었다. 법은 공포 후 3개월 뒤 시행되며 기존 약국에는 시행일부터 6개월의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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