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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해당 법안을 구상하면서 참고하는 곳은 에게해와 흑해를 잇는 보스포루스·다대네르스 해협 통과 선박에 서비스료를 물리는 튀르키예다. 튀르키예는 등대 운영, 해남 사고 구조, 검역 등에 대한 비용을 과세하고 있다.
지닌달에는 서비스료를 15% 인상해 순톤수(선박 내 화물 적재 공간의 용적)당 6.7달러로 책정했다. 이는 4년 전 0.8달러와 비교해 8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튀르키예는 2022년 약 40년 만에 가격을 올린 이후 매년 15% 안팎의 인상을 단행해 왔다.
다대네르스 해협과 보스포루스 해협은 ‘튀르키예 해협’으로 불린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연맹의 관리를 받았으나, 1936년 몽트뢰 협약에 따라 관리권이 튀르키예로 환원되면서 징수 권리를 인정받았다.
몬트뢰 협약은 제2차 세계대전의 그림자가 드리우던 당시 튀르키예와 흑해 연안국 간 안보 및 이익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제정된 특수 규정이다. 1982년 ‘바다의 헌법’이라 불리는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이 채택된 이후에도 몽트뢰 협약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에 따른 튀르키예의 올해 6월 말까지의 서비스료 수입은 2억 5900만 달러(한화 약 3583억 2650만원)에 달했다.
이란은 이번 미국과의 전쟁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장악이 협상 우위를 가져올 수 있단 점을 재인식한 상태다. 유엔해양법협약은 국제해협 영해를 단순 통과한다는 이유만으로 통항료를 징수하는 것을 금지한다. 때문에 이란도 미국의 경제제재를 버티기 위해 특수규정을 운용하는 튀르키예식 서비스료 징수 모델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달 관계자 추정치를 인용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관리 명목 등으로 서비스료를 부과할 경우 관련국들이 연간 400억 달러(약 55조 3400억원)의 수입을 거둘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란도 최근 이란학생통신(ISNA)을 통해 튀르키예 해협뿐만 아니라 인공 운하인 수에즈 및 파나마 운하의 요금 징수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수에즈 운하는 1869년 개통 당시부터 통항료를 부과해 왔다. 대형 선박이 200m 남짓한 수로를 통과해야 하는 구간이 있어 도선 지원과 교통 관제가 필수적이어서다.
1956년 이집트가 운하를 국유화한 이후 수에즈운하청이 요금을 징수하고 있다. 이집트 정부가 얻는 수입은 최근 연간 46억 달러(약 6조 3000억원)로 국가 재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수에즈 운하는 이집트의 핵심 자금줄이다.
미국과 이란간 충돌은 해협과 운하 등 주요 항로가 글로벌 공급망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다시 각인시켰다. 사실상 수로가 무기화되는 시대가 온 셈이다.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도 모두 다르다. 지난 4월 푸르바야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요금을 부과하려 한다”며 “말라카 해협에서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가 영역을 나눠 징수한다면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다만 이란이 실제 서비스료 명목으로 통항세를 징수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국제사회의 거센 반발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렌데 전 대사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승인이 없다면 그 어떤 국가도 통항에 따른 요금을 징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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