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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비 12000원 거리...외국인이 탔더니 ‘뜨악’

홍수현 기자I 2025.01.17 13:55:37

여전히 횡행하는 외국인 대상 바가지
"미터기 끄고, 현금만 된다...요금은 더 받아"
선량한 택시기사도 있어 "정상 요금 결제"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인천국제공항에서 택시기사들이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을 상대로 바가지요금을 씌우는 경우가 아직도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

한 유튜버가 외국인인척 가장하고 인천 공항에서 택시를 타는 실험을 진행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찰스 알레’ 캡처)
유튜버 찰스알레(본명 현철승)는 지난 15일 유튜브를 통해 “외국에서는 바가지요금으로 택시 기사와 실랑이를 많이 벌였는데, 한국은 어떨지 궁금하다”며 인천공항에서 외국인인 척하며 택시를 이용해 보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기사에게 인천 중구의 한 호텔로 가달라고 한 뒤 요금을 물었고, 기사는 잠깐 고민하더니 “2만 원”이라고 말했다. 출발 전 유튜버가 택시 앱으로 확인한 요금은 1만 2300원 정도였다.

유튜버가 미터기로 요금을 측정해달라고 요구하자, 기사는 “미터기가 안 된다”며 거절했다. 그러고선 미터기를 ‘현금결제’ 처리하고 꺼버렸다는 게 유튜버의 주장이다.

유튜버는 호텔에 도착해 요금을 내면서 “카드 결제되냐”고 물었고 기사는 “현금만 된다”고 했다. 요금을 조금 깎아달라는 말에 기사는 “그러면 다시 공항으로 가야 한다”고 거절했다.

택시에서 내린 그는 “외국인인 걸 알고 미터기를 끄니까 씁쓸하다. 그리고 왜 현금만 받는지”라며 “10분 탔는데 2만 원은 너무 비싸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인천공항에서 호텔까지 카카오택시로 측정한 모범택시 요금이 1만 7800원, 스타리아 밴 택시 요금이 1만 5000원인데 일반 택시가 2만 원을 받았다. 8000원 정도 바가지 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기사님 한 분이 모든 기사님을 대변할 순 없다. 저 기사님만의 문제겠지만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택시기사는 약12000원 요금이 나오는 거리를 미터기를 끄고 달리며 오직 현금으로만 2만원을 요구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찰스 알레’ 캡처)
이어 이 유튜버는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김포공항으로 가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는 “택시 앱을 켜 보니 4만 원 정도 나오는 것 같다. 최대 4만 5000원이라고 생각하겠다. 믿어보겠다”며 “말도 안 되는 금액 나오면 한국말로 얘기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택시 기사는 요금을 묻는 유튜버에 “미터기를 켜고 간다”고 답했다. 유튜버는 “두 번째 기사님은 완전 양심적이다. 통행요금 3000원까지 포함해서 카카오택시 앱에 찍힌 그 가격이 나왔다”며 “기사님 중에 좋으신 분들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유튜버는 김포공항에서 서울 지하철 마곡나루역으로 가는 택시에 탑승했다. 카카오택시 앱에 따르면 요금은 약 1만 2000원이었다. 세 번째 택시 기사 역시 미터기를 켜고 운행했다. 유튜버는 “이번엔 앱보다 돈이 덜 나왔다. 7900원에 왔다. 양심적인 기사님을 만났다”며, “이게 대한민국이지”라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외국인을 상대로 바가지요금을 요구하는 택시 기사의 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 가운데, 지난해 9월께 외국인 손님에게 상습적으로 ‘바가지요금’을 받은 택시 기사에 대한 택시 운전 자격 취소 처분이 합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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