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기다리던 엔진 증설의 세부 사항이 드디어 공개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0일 총 1조722억원 규모의 중형엔진 및 SMR 시설투자를 공시했다. 이 가운데 중형엔진 관련 투자금액은 8336억원으로,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엔진발전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충이 목적이다.
회사는 토지 취득과 공장 신설, 생산설비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며 투자기간은 2028년 5월까지다. 중형엔진 생산능력은 현재 연간 2.7GW에서 증설 이후 4GW로 확대된다. 2028년 하반기부터 예상되는 신규 공장 가동률은 30%로 출발해 2030년 100%까지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변 연구원은 “이에 따라 연간 1GW당 약 1조원의 매출과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예상해볼 수 있다”며 “수출로 추정되며 계획대로 증설이 완료되고 일감을 확보한다면 총 4조원 이상의 매출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SMR 사업에도 2386억원을 투입한다. 회사는 SMR 주기기 제작사업 진입과 수주물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SMR 전용 공장과 설비를 구축하고 기존 공장을 최적화할 계획이다. 투자기간은 2029년 4월까지다.
변 연구원은 “이는 연간으로 테라파워(TerraPower)의 Natrium SMR 주기기 2기, 약 345MW를 제작할 수 있는 규모”라며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증설이 데이터센터용 엔진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국가전력망, 원전용 비상발전기 등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육상용 발전엔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함이며, 최근 미국의 육상 데이터센터 사업이 부침현상 등으로 일부 좌초되고 있음에도 엔진 수요가 견조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조선주 전반의 주가 조정에도 HD현대중공업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올해 들어 조선주 주가는 연초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10.0%, 삼성중공업은 11.6%, 한화오션은 25.5% 하락했다.
변 연구원은 “분명한 기업가치 증분의 근거가 되는 증설 공시였음에도 불구하고 HD현대중공업의 주가는 발표 이후 하락으로 마감했다”며 “조선업 3분기 실적 서프라이즈와 함께 올해 수주목표를 사실상 초과 달성하는 등 우수한 펀더멘털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는 주가 상승 재료로 반영되고 있지 않다”고 짚었다.
주가 약세의 배경으로는 미국 함정 사업 관련 협력 진전이 더디다는 점을 꼽았다. 백악관과 미 의회에서 지속적으로 함정 해외 건조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관련 법안의 실질적인 진전이 늦어지면서 주가를 끌어올릴 추가 동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 함정 사업 관련 조선주의 주가 모멘텀이 올해 하반기 이후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
변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 함정사업 관련 조선업 주가 동력을 기대하기는 힘들어졌다”면서도 “다가오고 있는 3분기 실적도 원화 강세 및 여름휴가·사고 등에 따른 조업일수 하락, 후판 유통가 상승 등 감익 요인이 산재해 있어 2분기에 비해 실적은 상황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여전히 본업인 조선업의 체력은 훌륭하다”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8월 누적 기준 5972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60.6% 많은 발주가 나오고 있으며, 이는 2021년 이후 가장 강한 발주세”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 조선사의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탱커, 컨테이너선의 발주 비중이 전체 발주량의 67%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변 연구원은 “조선업 비중확대 및 HD현대중공업 Top Pick 의견을 유지한다”며 “낮아진 주가와 높아진 실적, 개선되는 오더가 합쳐진 현재는 저평가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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