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2시 18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465.3원)보다 5.65원 오른 1470.95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환율이 장중 1470원대로 올라간 것은 지난 6일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7.9원 오른 1473.2원에 개장했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1472.0원) 기준으로는 1.2원 올랐다. 개장한지 얼마되지 않아 환율은 1474.3원으로 올랐다. 이후 1470원 위에서 움직이던 환율은 장중 한때 1469원을 터치하기도했으나, 이내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고용 지표가 ‘깜짝’ 호조를 나타내면서 금융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비농업 고용은 전달보다 25만6000명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16만명을 10만명 가까이 웃도는 결과다. 직전 달의 수정치 21만20000명보다도 4만명 넘게 많았다. 실업률도 4.1%로, 시장 예상치와 직전월 수치 4.2%를 밑돌았다.
지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물가 리스크가 중요한 이슈가 된 상황에서 고용 시장마저 뜨거워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멀어졌다.
연준은 올해 두 차례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시장은 한 차례 수준으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금리인하는 6월이 돼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의 6월 금리가 25bp 낮아질 가능성을 40.3%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당장 이번달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7.3%에 달한다.
미국 경제의 예외주의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달러화는 초강세다. 달러인덱스는 12일(현지시간) 저녁 10시 19분 기준 109.78를 기록하고 있다. 여전히 110 돌파를 위협하고 있다.
아시아 통화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약세 폭은 다소 누그러졌다. 달러·엔 환율은 157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35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6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300억원대를 팔고 있다.
국내은행 딜러는 “지난주 미국 고용 지수가 너무 잘 나왔고 증시에서 외국인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환율도 1470원대의 높은 레벨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장중 위안화가 소폭 강세를 보이고 있고,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에 고점이 높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벤트 주간…상단 높일 환율
이번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한국은행 금리 결정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대기하고 있다. 미국 고용 지표에 이어 물가까지 높아진다면 달러화는 더욱 강세를 나타내며 환율은 1500원에 바짝 붙을 수 있다. 또 새해부터 한은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다면 원화 약세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은행 딜러는 “한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점은 환율이 하락하기 어려운 요소”라며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 같은 것이 아니고서야 환율이 하락할 요인은 없어, 이번주 상단은 1480~1490원까지 높여야 할 듯하다”고 내다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발표되는 12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국채 금리는 물론 달러화 추가 상승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라며 “달러화 초강세 현상과 더불어 국내 정치 불안 지속 등으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상승하고 있음은 환율에 부담”이라고 분석했다.